상처 헤아려 주기

2005. 3. 2. 오전 1:30:19

글자

 

 

너무 좋은 묵상글들이 많아 저혼자 보기 아까워 다 올려봅니다.

 

 

 

어느 가정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어머니가 중학교 다니는 딸아이의 방을 청소하다 책상 서랍에서 구석에 숨겨둔 시험지 하나를 발견했답니다. 60점 맞은 시험지였습니다. 그 순간 화가 머리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점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주제에 부모까지 속이려고 시험지를 숨기다니...... 어머니는 그 날 하루 종일 화가 가라않지 않은 채로 지냈습니다. 저녁 때 남편이 돌아오자마자 그 사실을 일러바쳤지요.

남편은 아무 말 없이 듣더니만 자기에게 맡겨두라고 했습니다. 딸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제 방에 들어가 공부를 할 때 아빠는 조용히 그 방에 들어가서 이렇게 얘기를 했답니다. “엄마가 그러는데 네가 60점 맞은 시험지를 책상 속에 숨겨놓았다면서? 너 그동안 마음이 많이 괴로웠겠구나. 공부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란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앞으로 네가 점수를 못 맞는다고 해도 시험지를 숨기지 않았으면 한단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아빠가 아이의 어깨를 어루만져 주니까 딸아이는 눈물을 주룩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말하면서 다음부터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더랍니다. 이 일이 있은 후에 아이는 다시 활기를 되찾고 집안이 화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아버지인들 부인에게 그런 얘기를 듣고 속이 편했을 리가 없었겠지요. 60점밖에 못 맞은 주제에 부모를 속이기까지 하니 얼마나 괘씸했겠습니까? 그러나 벌컥 화 내는 것을 자제하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었을 때 모든 일이 순조롭게, 더 좋게 끝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그 부모들은 딸아이를 야단치기 전에 상처 입은 마음을 먼저 헤아려 줌으로써 더 큰 것을 얻은 것이지요.

딸아이의 잘못을 질책이 아니라 인내와 용서로 감싸주었던 아버지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일찍이 이사야 예언자는 장차 세상에 오실 구세주 예수님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였습니다. "그는 소리치거나 고함을 지르지 않아 밖에서 그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갈대가 부러졌다 하여 잘라 버리지 아니하고, 심지가 깜박거린다 하여 등불을 꺼 버리지 아니하며, 성실하게 바른 인생길만 펴리라."(이사 42,2-3). 사순시기에 이런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자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5

  • 2005년 3월 2일 오전 1:30

    내속에 담겨진 나를 버리지못하고 밖으로 분출할 때면 후회가 앞서며 괴로움이 몰려옵니다.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시는 주님과 같이 나도 또한 주위사람들에게 상처주지않고 사랑의 눈으

  • 2005년 3월 2일 오전 1:30

    로 그의 마음을 먼저 어우만져줄 수 있는 그런 주님의 그룻될 수 있도록 기도로써 간구하고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기를..

  • 2005년 3월 2일 오전 7:57

    어제 미사때에 들은 용서가 생각이 또 납니다. 내가 너그럽게 용서할때 먼훗날 저두 용서받을수 있겠지요.

  • 2005년 3월 2일 오전 8:00

    작은 상처에도 큰 아픔을 느끼는데 남의 상처 또한 사랑으로 더욱 감싸주어야겠지요?

  • 2005년 3월 2일 오전 9:47

    마음을 헤아려주기...그렇게 되었을때 서로간의 오해도, 미움도 눈녹듯이 사라지겠죠? 우리는 주님을 닮아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