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 밥
김형풍
어렸을 적
밑이 찢어지도록
가난 했던 그 때
부억 기둥에 매달린 소쿠리
베보자기 덮힌 채
꽁보리 밥은
끈기 없이
그 소쿠리 안에서
고들 거리고 있었다
입안에 들어간
꽁보리 밥은
끈기가 없어
서로 따로 놀다가
대충 씹히고
목구멍으로
꾸역 꾸역 넘어 갔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바뀌여
가난 뱅이들의 주식이였던
꽁보리 밥이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꽁보리 밥집을 찾는
참으로 기이奇異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쌀 밥 보다는
잡곡을 선호 하지만
밑이 째지게 가난했던
그 땐,
생일 때나 명절 때라야
그저 일년에 한 두 번
겨우 쌀 밥을
먹을 수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