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김형풍
철조망 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갈라선지 70 년,
하늘 아래,
가장 가까이 마주 보면서
지구 정 반대편 끝자락 보다도
멀고도 먼 사이가 된 남과 북,
걸어가면 지척咫尺인 것을
하늘을 통해 빙 돌아가야만 하는
섬이 아닌 섬이 되어
두 동강으로 갈라 선 채,
금수강산 대한만국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이라는
이벤트가 벌어졌다.
간호학교 학생 18 세 였던 누나가
북으로 끌려 가 83 세의 할머니가 됐고,
16세의 남쪽 동생이 81 세의 할아버지가 되어
꿈에 그리던 누나를,
65 년만에 거짓 처럼 극적으로 만나고 보니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어
울음 보도 터치지지 않고 있다가
이런 저런 얘기 끝에서야,
비로서, 울음 보가 터지고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이산가족 상봉,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말도 잘 안나오고
어깨만 들석 들석 흐느끼고
이게 꿈인지 생신지,어리 벙벙,.../
어디 그뿐이랴,
태어 나자마자 헤어졌다가
70 세의 할매가 되어 95 세 북의 아버지를 만났다
어떻게 얼굴을 알아 볼 수가 있었을까,
핏줄기라서 그냥 마음이 땡기는 것인가
DNA는 숨길 수가 없는 모양이다
부녀지간이 아니랄까 봐
어쩌면 얼굴 모양이 그렇게도 비슷하게 닮았을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지구상의 유일한 이벤트성 쇼가 벌어진 것이다
기왕에 생색 내려거든 연례 행사로 만들어
가슴 찢어지는 헤어짐이 또 다시
두 번 세 번 일어나지 않도록 할 지어다
동 서독이 그러다가 하나의 독일이 된 것처럼
무엇인가 왕래가 있어야만 한다
말로만 통일, 통일, 그러지 말고
우리도 왕래를 자주 하다가
하나의 나라가 되어 통일을 이루고
또 다시 헤어지는 그런 슬픈 일 없이
제대로 한 번 우리도
잘 살아 보도록 하자꾸나
지금, 우리는
내가 옳다, 네가 그르다
남 탓만 하는,
남을 비방만 하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여다 야다, 극 우다, 극 좌다,
그리하여 예전에 당파 싸움으로
나라가 망했 듯이,
지금, 우리는
그렇게 한가하게
싸움 질만 할 시간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