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김형풍
2 호선 신당동 3 번 출구로 들어가는 입구가
왜 그렇게 깊은지,한참을 내려 와야만 하는 에스컬레이터
내려오는 동안 일부러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내려오는 나의 뒷 모습을 마냥 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 이였습니다
깊은 지하 바닥에 내려 서자 마자 뒤를 올려다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까마득한 저 위에서 손을 높이 올려
나를 배웅하고 있는 가지의 모습이 시야에 어른 거리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애틋한 모습이라 뭉클한 가슴으로
나도 손을 높이 들어 마냥 흔들어 댔습니다
기약 없는 작별의 정을 흔들어 댄 것입니다
어미 잃은 암사슴 처럼 그렁그렁 하는 눈망울로
나의 뒤를 계속 쫓고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깊은 정을 나누어야만 했고
그녀가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석별惜別의 손을 흔들어 댔습니다
깊은 정이 이렇게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할줄이야,
※: 닉네임이 가지인 그녀는 현재 주기적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