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싫어 했던 여인
김형풍
얼굴 반 이상이
붉은 반점으로
세계지도를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 났습니다
집 구석에만 처박혀 있었기에
학교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부모님을 원망하며 거울을 깨트리는 바람에
우리 집엔 거울이 없었습니다
내 나이 어른이 되어
따뜻한 분의 내미는 손을 잡고
성당엘 갔었습니다
둥물원의 원숭이 보 듯
시선이 따가움을 느꼈지만
따뜻한 분의 어루만짐으로
마음이 풀리곤 했습니다
몇 달이 지났을까
나를 바라보는 눈길들이
모두 따뜻함을 느끼게 되었고,
그 때 부터 거울에 보이는 나의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게 되었으며
어머님께 못되게 굴었던 못난이가
죄송 스러운 마음으로
용서를 빌어 봅니다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따듯한 분의 손 길에 끌려
레지오에 가입을 하고
성당 입구에 서서 단원들과 함께
주보를 들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보니
마음이 아주 편안해 졌습니다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못생긴 내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시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