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걸풍/김형풍
눈 싸움 하면서
눈 사람 만들고
눈 위에 벌렁 누워 뒹굴고
눈 썰매 타고
얼음 지치고 놀았던
철 없던 어린 시절,
그 때는 놀만한 공 터가 많았고
공해가 없는 깨끗한 눈 이라서
눈을 뭉쳐 먹기도 했였지만
지금은 어린애들 놀만한 공 터도 없고
먼지 투성이의 공해가 심해
눈을 먹을 수도 없게 되었다
하여간에
7~80 년 전
그 때 어린 시절엔
그저 신나게 노는데 팔려
겨울이 싫지가 않았지만,
요즘의 겨울은
옛 날과는 사뭇 다른 겨울이다
이놈의 겨울이 부잣집 근처는 얼씬 거리지도 않고
어려운 사람들만 찾아 다니며 괴롭힌다
있는 사람들은 겨울이 덤비지 못하도록
미리 미리 방한 준비를 잘 하고 살기 때문에
부잣집으론 쑤시고 들어갈 수도 없고
강한 겨울 북풍도 부잣집을 피해 지나간다
이 몹쓸 놈의 겨울 추위가
겨울 용품을 잘 살 수도 없는
달동네나 판자촌이나 노숙자들만 골라 가며 괴롭히는
몹쓸 겨울이다 보니 겨울이 싫어지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겨울 장사들은 추운 겨울을 기다린다
눈을 뿌려가며 스키어들을 기다리고 있는 스키장과
스키징을 찾는 스키어들,
각종 난로와 전기장판, 따뜻한 내복과 방한복,....등등,
겨울을 팔아 벅는 사람들은 추운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더 추운 겨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