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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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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히브리서 5,7-9 예수께서는 인간으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당신을 죽음에서 구해 주실 수 있는 분에게 큰 소리와 눈물로 기도하고 간구하셨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마음을 보시고 그 간구를 들어주셨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고난을 겪음으로써 복종하는 것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후에 당신에게 복종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복음 요한 19,25-27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 이시다."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월요일에는 모든 성당이 쉬는 날이지요. 이 쉬는 날을 맞이해서 어떤 신부님께서 성지를 방문하셨답니다. 그리고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는 것이었어요. 직접 음식을 해먹어야 하는 제가 이렇게 좋은 외식의 기회를 놓치겠습니까? 없는 외식 기회를 만드는 참에 이렇게 굴러온 복을 차 버리면 안 되겠지요.
그 날 저녁, 저는 오랜만에 ‘장어구이’를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사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장어 값이 만만치가 않기에 장어로 배터지게 먹기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신부님은 제게 고생 많다고 하시면서 많이 먹으라고 하니까요, 당연히 많이 먹어야 하겠지요.
오랜만에 장어를 배터지게 먹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작년만 해도 이런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작년에 저는 교구청에서 전산실과 홍보실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때는 수고한다면서 고기 한 점 사주는 사람이 없었지요. 그런데 올해는 고생 많다면서 무엇인가를 사주시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올해가 작년 교구청에 있을 때보다 신경 쓰는 일도 없고 더 편한데 말이지요.
하긴 이곳의 생활이 너무나 힘들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곳 성지에 왔을 때는 ‘내가 이곳을 왜 지원했나?’ 라는 후회도 했었답니다. 온기가 전혀 없는 방에서 잠을 잘 때, 세탁기에 빨래 넣다가 미끄러져서 허리 다쳤을 때, 삽질과 곡괭이질이 미숙해서 손바닥에 물집이 가득 잡혔을 때, 요리 할 줄을 몰라서 요리책 보고서 음식을 만들었지만 도저히 사람이 먹을 음식이 아니었을 때, 더구나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소외감이 생길 때는 정말로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만족하면서 살고 있답니다. 특히 신부님들과 교우 분들에게 맛있는 것도 얻어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지요. 사실 제가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저의 모습은 미숙하기 그지없거든요. 그런데도 감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처음에 제가 접하게 된 일들을 더 이상 고통과 아픔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도 일하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이곳에 있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저의 이런 체험을 통해서,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 정말로 힘든 고통의 십자가입니다. 그런데 그 고통과 아픔을 동반하는 십자가가 있었기에, 부활의 영광이 있을 수가 있었지요. 성모님께서도 주님처럼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직접 목격해야 하는 아픔도 체험하십니다. 하지만 성모님도 이 아픔들을 모두 이겨내십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시지요.
맞습니다. 고통이나 아픔……. 이것들을 극복하는 순간, 행복의 체험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고통스럽다고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그 일에만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앞을 바라보십시오. 분명히 주님과 함께 행복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영양보충할 음식을 드셔보세요. 힘이 불끈불끈 나서, 나를 찾아온 고통과 아픔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무게가 너무 힘겨울 때(정용철)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나 무너지고 싶을 때 말없이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하여 속 마음마저 막막할 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 우리의 바램은 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느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간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 보고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