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5,03,14) - 사순 제5주간 월요일

2005. 3. 14. 오전 8:52:28

1
글자
2005년 3월 14일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제1독서 다니엘 13,1-9.15-17.19-30.33-62
그 무렵 <바빌론에 요야킴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힐키야의 딸 수산나와 결혼하였는데 수산나는 그 용모가 아름답고 하느님을 공경하며 사는 여자였다. 수산나의 양친이 대단히 훌륭한 사람들이어서 그 딸을 모세의 율법에 따라 잘 키웠던 것이다. 한편 요야킴은 큰 부자로서 자기 집에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큰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많은 유다 사람들이 자주 그를 찾아오곤 하였다.
그런데 그 해에 두 노인이 백성 가운데서 재판관으로 뽑혔다. '백성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원로들과 재판관들을 통하여 악이 바빌론에 들어왔다.'라는 주님의 말씀은 바로 이자들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이 두 사람은 자주 요야킴의 집을 드나들었으며 소송거리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곳으로 그들을 찾아갔다.
사람들이 모두 다녀간 다음 오정 때가 되면, 수산나는 자기 남편의 정원을 거닐곤 하였다. 정원에서 산책하는 수산나를 매일 눈여겨본 그 두 노인은 수산나에게 음욕을 품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하늘 무서운 것도 모르고, 정당한 판단을 할 수 없을 만큼 이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좋은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산나가 젊은 하녀 둘만을 데리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원에 나타났다. 그날은 몹시 더워서 수산나는 정원에서 목욕을 하려고 하였다. 거기에는 숨어서 수산나를 엿보고 있는 그 두 노인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수산나는 하녀들에게, 기름과 향유를 가져오고 자기가 목욕하는 동안 정원 문을 닫아 걸라고 일렀다.
하녀들이 나가자마자, 그 두 노인은 곧 일어나서 수산나에게로 달려가 이렇게 말하였다. '자, 정원 문은 닫혔고 우리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소. 우리는 부인을 사모하오.
그러니 거절하지 말고 같이 잡시다. 만일 거절하면 부인이 젊은 청년과 정을 통하려고 하녀들을 내보냈다고 증언하겠소.'수산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하였다. '나는 지금 함정에 빠져 사방으로부터 몰리고 있구나. 만일 내가 이자들의 말을 들어주면 그것은 곧 나에게는 죽음이다. 만일 거부하면 이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내가 주님 앞에 죄를 짓느니 차라리 깨끗한 몸으로 이자들의 모략에 걸려드는 편이 낫겠구나.' 그리고 수산나는 크게 소리쳤다. 두 노인도 수산나를 향해서 소리소리 지르고 그중 한 사람은 달려가서 정원 문을 열어제쳤다.
그 집 하인들이 정원에서 나는 고함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하고 옆문으로 달려나왔다. 하인들은 그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리둥절하였다. 일찍이 수산나를 두고 그와 같은 추문을 들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날 수산나의 남편 요야킴의 집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두 노인도 복수심에 불타 수산나를 죽이리라 결심하고 그 집으로 왔다. 그들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힐키야의 딸이며 요야킴의 아내인 수산나를 불러오시오.'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수산나를 부르러 사람이 갔다. 수산나는 그 양친과 자녀들과 온 친척들과 함께 그 자리에 나왔다. 그러자 수산나의 일가 친척들은 모두 울음을 터뜨렸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도 모두 울었다.
그 두 노인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한가운데에서 벌떡 일어나 수산나의 머리에 그들의 손을 얹었다. 수산나는 하느님을 믿고 눈물 어린 두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두 노인은 이렇게 고발하였다.
'우리가 단둘이서 정원을 거닐고 있을 때, 이 여자가 하녀 두 사람을 데리고 정원으로 왔소. 그는 정원 문을 닫아걸고 하녀들을 내보내었소. 그때 숨어 있던 한 젊은 청년이 그에게로 달려가 남녀가 정을 통했소. 그때 우리는 정원 구석에 있었는데 거기서 범행이 벌어지는 광경을 보고 그들에게로 달려갔지요.우리는 두 남녀의 정사를 틀림없이 보았지만 그 젊은이는 놓치고 말았소. 그자는 우리보다도 힘이 센 놈이어서 문을 열어제치고 도망쳐 버렸던 것이오. 그래서 이 여인을 붙잡아 그 남자가 누구냐고 물었지요. 그는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소. 이것이 우리의 증언이오.' 그 두 노인은 백성들의 원로이며 또한 재판관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곧이들었다. 따라서> 수산나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수산나는 큰 소리로 외치며 이렇게 말하였다.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은 모든 비밀을 다 아시며,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 다 아십니다. 당신은 이들이 저에 대하여 한 증언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들이 악의로 저를 고발하여 저는 지금 죽습니다마는 저들이 조작해 낸 모든 죄는 저와 상관이 없습니다.'주님께서는 수산나의 절규를 들으시고 그가 사형장으로 끌려 나갈 때에 다니엘이라는 소년의 마음속에 성령을 불어넣어 일으키셨다. 그러자 다니엘은 큰 소리로 '나는 이 부인의 죽음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하고 외쳤다.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눈이 다니엘에게 쏠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말이 무슨 소리냐?' 하고 물었다. 다니엘은 군중들 한가운데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스라엘의 피를 받은 여러분이 이렇게 우둔할 수가 있겠습니까? 심문하지도 않고, 확증도 없이 이스라엘의 한 여자를 처단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 재판하던 장소로 돌아가십시오. 이자들이 수산나에 대하여 모함하려고 한 증언은 모두 거짓말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급히 되돌아갔다. 원로들이 다니엘에게 말하였다. '자, 하느님께서 너에게 원로 자격을 주셨으니 우리와 함께 앉아서 네 생각을 말해 보아라.'다니엘은 '저들을 심문하고 싶으니 두 노인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사람들이 그 두 노인을 따로 떼어 놓자, 다니엘은 그 중 한 사람을 불러서 이렇게 심문하였다. '악행으로 늙은 당신이 전날에 저지른 온갖 죄가 이제 다 드러나게 되었소. 당신은 불의한 재판을 하여 죄 없는 사람을 처벌하고 죄 있는 사람을 놓아 주었소. 무죄하고 의로운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소? 자 그러면, 당신이 분명히 보았다니, 그 두 사람이 어느 나무 밑에서 정을 통했소? 말해 보시오.'그 노인은 아카시아 나무라고 대답하였다. 다니엘이 말하였다. '당신이 한 거짓말 때문에 당신이 걸려들었소. 하느님의 심판이 천사에게 전달되었소. 이제 곧 당신은 두 동강이가 날 것이오.' 다니엘은 그 노인을 물러가게 하고 다른 노인을 불러들여 심문하였다. '당신은 유다 민족이 아니고 가나안 족속이오. 당신은 미모에 홀려서 정욕 때문에 당신 마음이 빗나갔소. 당신은 이스라엘의 뭇 여자들을 그런 식으로 희롱해 왔는데, 그들은 겁에 질려 당신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던 것이오. 그러나 이 유다의 딸만은 당신의 악행을 참을 수가 없었소.

자 그러면, 당신이 그 정사 현장을 기습하였다는데, 어느 나무 밑이었소?'그 노인은 떡갈나무라고 대답하였다. 다니엘은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도 당신 거짓말에 걸려들었소. 하느님의 천사가 칼을 손에 쥐고 당신을 두 동강이 내어, 당신들 두 사람을 죽이려 하고 있소.'그러자 온 군중은 주님을 믿는 사람들의 구원자이신 하느님을 소리 높여 찬양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다니엘의 심문을 받아 자기들이 거짓 증언했음을 자백한 두 노인에게 향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대로 그 두 노인에게, 자기의 이웃에게 덮어씌우려고 하던 것과 같은 벌을 내렸다. 그날 두 노인은 사형을 당하고 죄 없는 한 여자는 목숨을 건졌다.


복음 요한 8,1-11
그때에 예수께서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또다시 성전에 나타나셨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그들 앞에 앉아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앞에 내세우고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우리의 모세법에는 이런 죄를 범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였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예수께 올가미를 씌워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이런 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고 계셨다. 그들이 하도 대답을 재촉하므로 예수께서는 고개를 드시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하시고 다시 몸을 굽혀 계속해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하나 가 버리고 마침내 예수 앞에는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여자만이 남아 있었다.
예수께서 고개를 드시고 그 여자에게 '그들은 다 어디 있느냐?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그 여자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저는 어제 이사를 갔습니다. 1년 넘게 살아왔던 갑곶성지의 추운 방을 떠나서 멋진 이층집으로 이사를 갔지요. 그곳은 갑곶성지에 비해서 모든 점이 낫습니다.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보일러도 빵빵합니다. 수납공간도 많아서 저의 모든 짐을 풀어도 성지의 사제관처럼 좁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나무로 지은 집이기 때문에 나무의 좋은 향도 납니다. 단 한 가지 안 좋은 것이 있다면, 성지까지 약간의 거리가 있다는 것이지요. 성지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걸리거든요. 하지만 이것 역시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몇 시간씩 걸리는 거리를 출퇴근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아무튼 저는 이렇게 멋진 집으로, 성지에 비해서 너무나 완벽한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늦게까지 짐 정리를 하고서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얼마 못가서 잠에서 깨고 말았습니다. 새집이라 낯설어서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집 주위의 소음 때문에 잠을 깬 것도 아닙니다. 이곳은 완전히 정막 그 자체입니다. 민가도 몇 채 없거든요. 그렇다면 왜 제가 몇 시간 자지 못하고 깨었을까요?

바로……. 추워서 잠에서 깨었습니다. 자기 전에 분명히 보일러 온도를 조금 올렸는데, 보일러가 그냥 꺼져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너무 추워서 잠에서 깨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완벽하고 멋져 보이는 집이 성지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곳 역시 보일러가 되지 않으니까 똑같이 춥고요, 아울러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습니다(성지에는 순간온수기가 있어서 보일러가 되지 않아도 뜨거운 물은 나옵니다). 또 성지에는 난로라도 많은데, 이곳에는 난로도 없어서 그냥 이불 뒤집어쓰고 있어야만 하네요.

이 새벽에 이불을 뒤집어쓴 상태에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멋져 보이는, 그리고 완벽해 보이는 이 집 역시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인간들 중에서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멋진 사람들, 그 사람들은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지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멋지고 완벽한 집도 보일러가 되지 않으니까 30년 된 갑곶성지의 건물 기온과 똑같아지는 것처럼, 우리 각자 각자도 별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그 누구도 단점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들은 자신의 죄와 단점은 보지 못합니다. 대신 남의 죄와 단점만을 보면서 그를 단죄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나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간음죄를 저지르다가 붙잡혀 온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봐요. 그들은 이렇게 못된 여인은 돌에 맞아 죽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인을 돌로 치라’고 하십니다. 그 순간 아무도 그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조그마한 죄도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죄를 짓는 사람은 다른 이를 판단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누구의 죄가 더 크다고 판단을 하지만, 하느님의 기준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감히 누구를 판단하냐는 것입니다. 결국 누군가의 죄와 단점만을 보면서 단죄하는 행동은 하느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더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을 단죄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그들의 잘잘못을 꼬집어 내려고 합니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하느님의 영역을 침범하는 남에 대한 판단을 하지 맙시다.



험담이 주는 상처

어느 날 한 청년이 무척 화가 난 표정으로 돌아와 화단에 물을 주고 있는 아버지에게 다가왔다.

“아버지! 정말 나쁘고 어리석은 녀석이 있어요. 그게 누군지 아세요?”

그러자 아버지가 아들의 말을 막았다.

“잠깐. 네가 이야기하려는 내용을 세 가지 [체]에 걸러보았느냐?”

어리둥절해진 아들이 되물었다.

“세 가지 [체]라니요?”

“그렇다면 네가 하려는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는 증거가 있느냐?”

아들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글쎄요, 저도 전해 들었을 뿐인데요.”

“그렇다면 두 번째 선(善)이라는 [체]에 걸러보아라.

그 이야기가 진실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선한 것이냐?”

“글쎄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운 것 같은데요.”

“그러면 세 번째로 너의 이야기가 꼭 필요한 것이냐?”

아버지의 물음에 아들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자 아버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진실한 것도, 선한 것도, 꼭 필요한 것도 아니면 그만 잊어버려라.”

타인에 대한 험담은 한꺼번에 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욕을 먹는 사람, 욕을 듣는 사람, 그리고 가장 심하게 상처를 입는 사람은 험담을 한 자신이라고 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좋은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