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의 기도

2005. 9. 26. 오후 10:25:04

글자

시한부인 내가 이런 글을 쓰며 웃고 운다면 사람들은 믿을까?

내 모든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병원에서 임종준비 명령이 내리니 나의 살림과 소유물들이

온데간데없이 찢기어 나누어가고 아무것도 없단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의 행동에 박수라도 보내야 할까?

온전히 발가벗기어 놓고 죽을 거라고 죽으라고 서로 많이

소유할 거다 싸우면서 금방 죽을 것 같이 모두들 행동하기에

난 참 감사했다.

부르면 가야지 주인이 오라는데 종이 어찌 거역 하겠나

내가 세상을 얼마나 잘 살았다고 하느님 뜻에 거역 하겠는가

긴 아픔을 겪지 않고 도둑처럼 빨리 날 데려 가는 줄 알고

참 마음이 바빴다.

지금 시각을 다투는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 시간의 여정이 길며

어떤 결과가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나도 죽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유독 건강한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건강하고 움직일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며 말할 수 있을 때 말하고

살아 있기에 움직이고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말한다. 혼자 쉬고 싶다고. 조용히…….

하루 이틀 적막한 고요 속에 쉼이라 달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하면 그 때는 하느님을 향해 웃자

웃는 내 얼굴을 보면 하느님께서 화를 못 낼 거야.

최후의 순간까지 희망을 안기어 주며 나 또한 최후의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처음과 같이 똑 같은 변함없는

나이고 싶기에…….

신부님이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글로 남기라고 하셨다고 하네요...

늘 웃는 모습으로 환자분들을 위해 기도하며 돌봐주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우신 분입니다..

세상을 거침없이 살아가는 어느 날 갑자기

주님께서 날 부르셨다.

다친 데도 없는데 갑자기 허리가 아파 그렇게 못 견디게 누울 수,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렇게 갑자기 병원응급실에 실려 온 나…….

검사를 하더니 경부암 말기가 넘었고 그로 인해 신장 기능을 막았고 몸에 피가 없단다.

그런데 난 살아오면서 빈혈도 못 느꼈고 소변을 보는 데도 이상이 없었다.

항암과 방사선치료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게

임종준비를 시키라고 했단다……. 그때 내 소감은 참 신비스럽게도 감사했다.

왜냐구?! 도둑처럼 찾아온 죽음에…….


나도 사람이다 왜 슬프지 않겠는가. 억울하지 않겠는가.…….

이 모든 선고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나를 보고 모두들

놀란다. 수녀님께서 서둘러 보내주신 곳 잠깐이라도 고통 없이 쉬게 해주고

싶다며 그렇게 나는 이곳 꽃마을로 보내주셨다…….

날 보러 오는 사람들은 날더러 할 일이 많지 않냐고 하면서.. 하느님께 매달려 보라고,

살려달라고.. 하라고.. 그런가 하면 비꼬듯 인간의 생명을 파리 목숨 처럼 여기며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께로 부터 왔다. 그리고 본 고향인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야 하고 나도 하느님께서 내 부모 태중을 빌려 이 땅에 올 때는

건강하고 아름답고 고귀한 한 생명을 가진 아이였다는 것이다.

내 부모에 기쁨과 사랑에 열매이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 내 모습은

병들어 볼품이 없지만 아무것도 마음만이 열절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이 모습으로 간다는 것이 죄스럽다.

그렇지만 웃는 얼굴에 화 못 내실 거야…….

말기 암 환자들만 있는 곳인데 분명코 내 신체를 봐서는 인정해야 하는데

그래도 죽는 순간 까지도 움직일 수 있음 움직이고 소리도 낼 수 있고

그렇게 웃으며 어린아이가 엄마 품에 안기여 자듯이 그렇게 가고 싶다.

주님!

이 상황에서도 내가 뭔가 내 이웃에게 줄 수 있다는 것 감사합니다.

말을 못하는 환자에게 통역도 되네요. 음식이 어떤 맛이고

물맛이 어떤 맛인지 의사 전달을 할 수 있어서요.…….

그래서 늘 감사하고 사랑해요…….

저들 모두를 사랑해요……. 우리는 형제자매이니까…….

주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저들 모두를 안아주고 싶어요. 나 또한 안아주세요.

주님!

제가 간절한 기도를 간구합니다.

살려달라는 기도가 아닙니다.…….

내 아픔이 내 고통이 외로움이 저들에게 평화의 은총으로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평화롭게 제가 행복한 미소를 띠듯 저들도…….

똑바로 보고 싶어요.

똑바로 보고 싶어요. 주님 온전한 눈 빛으로

똑바로 보고 싶어요. 주님 곁눈질 하긴 싫어요

하지만 내 모습은 온전치 않아 세상이 보는 눈은

마치 날 죄인처럼 멀리하며 외면을 하네요

주님 이 낮은 자를 통하여 어디에 쓰시려고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만들어 놓으셨나요

당신께 드릴 것은 사모하는 이 마음 뿐

이 생명도 달라시면 십자가에 놓겠으니

허울뿐인 육신 속에 참 빛을 심게 하시고

가식뿐인 세상 속에 밀알로 썩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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