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받은 부르심에
어떤 사심 없이 응답하여 봅시다.
어제 저녁, 강화도에 살고 있는
어떤 신부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조금 있다가 홈플러스에 가려고 하는데
함께 가지 않을래?”
그런데 그 전화를 받고 있을 때,
저는 교구청에 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교구청에서 회의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저 역시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야 할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회의 끝나자마자
곧바로 마트로 가겠다고 말했지요.
이 말에 그 신부님께서는 웃으면서 말씀하세요.
“너 8시면 졸려서 정신 못 차리잖아.
그런데 회의 끝나고 오면 9시쯤 될 텐데 괜찮겠어?”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또 피곤해서 힘들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저녁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으로 각인이 된 것 같아서,
저는 제 생각과 반대로 그 신부님께 말하고 말았네요.
“저를 어떻게 보고 그래요.
제가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늦게 자기도 해요.”
바로 그 순간,
괜히 큰 소리 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입 밖으로 나간 것을 어떻게 합니까?
회의가 끝나고 졸린 눈을 간신히 참아가면서
김포의 홈플러스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물건을 사기 시작하는데
왜 이렇게 하품이 나오던지요.
아무튼 어제 쓸데없는 자존심 세우느라고
저는 상당히 힘든 밤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습니다.
오늘이 제 축일이라고 제가 산 물건의 값을
그 신부님께서 다 치러주셨답니다.
좀 더 살 걸.... ㅋㅋㅋ).
저녁만 되면 정신을 못 차린다는 말에
발끈했던 저였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신부님께서는
저를 놀리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사실을 말했던 것이고,
저를 염려해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치 제가 못난 것 같다는 생각에
괜한 배짱을 부렸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결과
힘든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인 마태오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그러자 마태오는 곧바로 일어나서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바로 이 순간 마태오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혹시 저처럼 어떤 사심을 가지고 발끈해서
배짱을 부렸던 것일까요? 아니지요.
그렇다면 자신의 그 모든 재산과 가족을 버리
고서 떠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주님 때문에, 주님만을 바라보고서
부르심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 역시 주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습니다.
사랑하라는 부르심, 봉사하라
는 부르심, 용서하라는 부르심....
그 많은 부르심에 대해 우리들은
어떻게 응답하고 있나요?
혹시 내가 그 중심이 되어
사심을 가지고 응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그 부르심에 응답하면서도
기쁨과 평화를 얻는 것이 아니라,
더 힘들어하는 것은 아닌가요?
부르심에 응답할 때, 나를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즉, 사심없이 주님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응답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가을 -○-
/\ 햇살 │
/ ▦\처럼~화창
│∩│한하루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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