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승천을 위하여"
10년 전에 시아버님께서 대세를 받고 돌아가셨는데도 여전히 절을 찾으셨던 시어머님께서 추위에도 불구하고 절에서 열흘을 지내시다 큰 병을 얻으셨다. 의사는 영안실이 있는 큰 병원으로 어머님을 옮기라고 했다. 회생할 가능성이 없었다.
그때서야 시어머님은 대세를 받으셨다. 비록 전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당신의 의지대로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었지만, 수녀님의 방문을 받고는 "어쩌다 수녀가 되었다냐?" 면서 눈물을 내비치기까지 하셨다.
아직은 가톨릭에 대해 잘 모르시는 어머님의 소박한 인정과 수년님의 지성스런 손길을 바라보며 나는 하느님의 신비스런 역사하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러저러한 일 핑계와 가족 챙기기에 정신 없이 신앙은 뒷전이었던 나에게 하느님은 나에게 너무도 큰 은총을 베풀어 주셨다. 그런데도 세례를 받은 지 15년이 되도록 레지오 활동은 물론 다른 어떤 봉사활동도 변변히 하지 못해 가톨릭 의식에 대해서 무척 서툴렀다. 그러니 대세를 받으신 어머님을 위해서는 그저 묵주 기도 밖에는 아무것도 해드릴 수가 없어서 더욱 답답하고 부끄러웠다.
어머님의 병상을 지키는 것이 몹시 고통스러웠다. 물 한 방울, 살 한 점도 허용되지 않은 채 마른 장작개비가 되어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계시는 어머님 앞에서, 나는 이렇게 생을 마쳐야 한다면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생을 마치신 어머님의 모습은 생전의 그 어떤 모습보다 평온해 보였다. 죽음 뒤에야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승천을 위해서 우리들은 정말 열심히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다가오면서 죽음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골 할머니를 위해 끊임없이 이어진 성당 자매님들의기도로 어머님은 틀림없이 아름다운 승천을 하셨을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어머님을 기쁘게 보낼 드릴 수 있었다.
나 역시 작은 봉사라도 할 수 있는 신자로 거듭 태어날 것을 다짐하며,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은자/봉선동 성당
가난한 자《신앙의 생활방》중에 은빛시몬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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