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이 공기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연줄로 맺어져
서로가 믿고 기대면서 살아가는 인간임을 알게 된다.
낮 동안은 바다 위의 섬처럼
저마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우리가 귀소의 시각에는
같은 대지에 뿌리박힌 존재임을 비로소 알아차린다.
상공에서 지상을 내려다볼 때
우리들의 현실은 지나간 과거처럼 보인다.
이삭이 여문 논밭은 황홀한 모자이크.
젖줄같은 강물이 유연한 가락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구름이 헐벗은 산자락을 안쓰러운 듯 쓰다듬고 있다.
시골마다 도시마다 크고 작은 길로 이어져 있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