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위인 예수님

2004. 10. 17. 오후 6:34:43

글자

  
 ♣ 한 수 위인 예수님 ♣ 
 
많은 사람들이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는 예수를 에워싸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때 예수께서는 호숫가에 대어둔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 그물을 씻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시몬의 배였는데 
예수께서는 그 배에 올라 시몬에게 배를 땅에서 조금 떼어놓게 하신 다음 
배에 앉아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하셨다. 
시몬은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하고 대답한 뒤 
그대로 하였더니 과연 엄청나게 많은 고기가 걸려들어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같이 고기를 끌어올려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두 배에 가득히 채웠다. 
이것을 본 시몬 베드로는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베드로는 
너무나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고 겁을 집어먹었던 것이다. 그의 동료들과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똑같이 놀랐는데 그들은 다 시몬의 동업자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시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루가 5,1­-11)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대로 한 결과는 엄청나게 많은 고기가 걸려들어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된 것입니다. 어부 경력으로 말하면 예수님보다
 한 수 위인 베드로지만 엄청난 결과를 본 것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결과는
 겁을 줍니다. 창조주 앞에 선 인간이 느끼는 그런 두려움이겠지요.
욥기를 묵상하면서 저는 욥이 하느님께 “아, 제 입이 너무 가벼웠습니다. 
무슨 할말이 있겠사옵니까? 손으로 입을 막을 도리밖에 없사옵니다. 
한번 말씀드린 것도 무엄한 일이었는데 또 무슨 대답을 하겠습니까? 
두번 다시 말씀드리지 않겠사옵니다”라고 말하는 구절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사실 아무 잘못도 없고 잘못은커녕 시험에 들도록 
허락하신 분은 하느님이시니까요. 
하느님은 욥에게 묻습니다. “대장부답게 허리를 묶고 나서라. 
나 이제 물을 터이니 알거든 대답하여라. 네가 나의 판결을 뒤엎을 셈이냐? 
너의 무죄함을 내세워 나를 죄인으로 몰 작정이냐? (…)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내가 알아주리라. 네가 자신의 힘으로 헤어날 수 있으리라고.” 
욥의 투정에 창조주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창조주 
하느님의 모습에 욥은 아마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가 그랬듯이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창조주 앞에 선 인간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의 베드로처럼, 투정을 부리는 욥처럼 하느님의 부르심에 ‘예’ 하고 
대답하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무슨 이유가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예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저에게 ‘이유를 달지 말고 그냥 하면 어떨까? 
내 능력을 매번 이렇게 경험하게 될 거야. 내가 원하는 대로 하면 너를 죽게 할 것 
같지만 사실 너를 살리는 것임을 알게 될 거야’ 하시면서 당신을 통해 지혜와 
능력과 경력을 발휘해 보라고 초대하시는 것 같습니다. 
 
김해인(수원교구 권선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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