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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목화의성 파묵깔레
어느 가을 날, 한 소녀가 창밖 뜰에 꽃씨를 심고는 꽃이 피어나길 기다렸다.
하지만 곧 겨울이 찾아왔고 눈이 땅을 덮어서 꽃씨는 자랄 수가 없었다.
몇 달을 기다리던 소녀는 꽃씨에게 말했다.
" 꽃씨야 얼른 자라서 예쁜 꽃을 피우지 않으련?"
" 아직 너무 추워요. 다른 이에게 먼저 부탁해 보세요." "누구 말이니?"
"나를 덮고 있는 이 딱딱한 흙에게 말해보세요." "그래 맞아." 소녀는
기뻐하며 흙에게 말했다.
"흙아, 흙아, 조금 부드러워지면 안될까?
꽃씨가 꽃을 피울 수 있게 말이야." 그러자 흙이 말했다.
"다른 이에게 부탁해 보렴." "누구 말이니?" "내 위에 누워 있는 이 눈에게 말이야."
소녀는 다시 눈에게 말했다. "눈아, 흙이 부드러워지게 얼른 녹지 않을래?
그래야 내 작은 꽃씨가 자라나서 예쁜 꽃을 피울 수 있단다."
"다른 이에게 부탁해요." "누구 말이니?" "나를 녹이는 것은 태양이랍니다."
소녀는 하늘을 보며 말했다.
"해야, 어서 나와서 눈을 녹여줘. 네가 눈을 녹여줘야
흙이 부드러워지고 내 작은 꽃씨에서 꽃들이 피어날 수 있대." 해가 대답했다.
"다른 이에게 먼저 부탁하세요." "누구한테?" "나를 가리고 있는 구름한테
부탁하세요."
"그렇구나. 구름아, 구름아, 좀 비켜주지 않을래?
태양이 나와서 눈을 녹이고 흙을 녹여줘야
내 작은 꽃씨가 꽃을 피울 수 있단다." "다른 이에게 부탁해요." "누구에게?"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바람입니다." 소녀가 다시 바람에게 말했다.
"바람님, 바람님. 어서 불어주세요.
해가 나올 수 있게 구름을 거두어 주세요.
제 작은 꽃씨가 꽃으로 자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러자 바람이 소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다른 이에게 부탁하렴." "누구에게요?" 바람이 말했다.
"하느님께 부탁드리렴.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만물을 자라게 하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란다.
ㅡ류해욱 신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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