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빈잔을 무엇으로 채우리이까!
<마태오 25,1-12>
슬기로운 처녀들은 기름도 등불도 마련하였고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불이라도 마련하였으나
나는 아직 이 자리에 서서
잣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환상을 쫒아
아니 보이는 님을 그리며 애끓어 하나이다.
슬기로운 처녀는 기름과 등불이 있고
미련한 처녀는 등불이라도 있지만
나는 수풀이 우거진 평온한 곳에서
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나이다
아직 등불조차 준비할 수 없어...
내 환상의 나라
아무런 발자국 찍히지 않은
순백의 흰눈 덮인 나라라
이 빈잔을 들고 당신 오길 기다리나이다.
허나, 이 길위로 당신은 아니오시고
보잘 것없는 이 되어 물 한모금 청하신 다기에
이 빈잔을 들고서 당신 오시길 기다리나이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아직도 아니 오시는 당신을 기다리며
이 빈잔을 놓을까 할 적에
어리석지 조차 못한 내 안으로 오시어
님이 오신다 말씀하소서.
님이 오신다 말씀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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