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불혹의 나이였을까?

2007. 11. 10. 오전 6:55:36

글자

 바람불면 가슴이 시려오고
비라도 내릴라 치면
가슴이 먼저 젖어 오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
온몸은 소름으로 퍼져가고
푸른빛 하늘에 솜털 구름 떠다니는 날엔
하던 일 접어두고 홀연히
어디엔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무심히 밟고 지나던 길도
노점상의 골패인 할머니 얼굴도
이젠 예사롭지가 않다

언젠가
사십대를 불혹의 나이라 하기에
그 나이 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젊은 날의 내 안의 파도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사십만 되면 더 이상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하루 빨리 사십이 되기를
무턱대고 기다려 왔었다

그러나 그 불혹의 나이라는 것도 
어느틈엔가  세월의 광속으로 흘러 사십을 건너 뛰어

오십의 징검다리에 서있다

무엇이 불혹이였는지 
무엇에 대한 불혹인지
깨닫지도 못한체로
갈수록 내 안에 일렁이는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지는 것을 


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 빛 낮은 구름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 끝의 후레지아 향기도
그 모두가 다 나를 유혹하는 것을...

빈 까페의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누군가와 같이 마시고픈 것을 -

어설프지도 곰삭이지도 않은
적당히 잘 성숙된
그런 나이이기에. 오십의 뒤켠에 서있는가보다 .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사랑의 샘 자유의 방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