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기다려도 좋습니다
| 부디 | |
| 내가 죽어 누울 자리가 | |
| 몸뒤척일 틈조차 없는 | |
| 그런, | |
| 옹색한 무덤이... | |
| 아니었으면 좋겠다. | |
| 그대에게 | |
| 편지를 쓰다가 | |
| 내 벅찬 그리움, | |
| 연필로는... | |
|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때 | |
| 가끔은 밤하늘 보며 | |
| 그대 이름 부를 수 있게 | |
| 그러다가도 | |
| 여전히... | |
| 내 그리움 식지 않을 때 | |
| 이리저리... | |
| 몸뒤척일 수 있도록 | |
| 내 몸 크기 만한 공간이 | |
| 더 있었으면 좋겠다. | |
| 어둠 속에서 | |
| 내 살점이 점점 수축하고 | |
| 내 뼈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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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퇴색할지라도 | |
| 아침에는 이불을 개고 | |
| 낮에는 양치질하고 | |
| 저녁에는 기도를 하며 | |
| 내가 죽었다라는 | |
| 사실조차 망각하며 | |
| 살았으면 좋겠다. | |
| 때때로... | |
| 햇님과 개미와 지렁이와 | |
| 그리고... | |
| 아카시아 넝쿨과 | |
| 별님에게도 | |
| 이참에 맘껏 | |
| 귀기울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 그러다가... | |
| 내 차례가 다가오면 | |
| 그대 이름 은근슬쩍 | |
| 그들에게... | |
| 자랑했으면 더욱 좋겠다. | |
| 언젠가... | |
| 그대도 나와 같이 | |
| 이 늑늑한 | |
| 지하의 주인이 될 때 | |
| 여태... | |
| 부치지 못한 편지로 | |
| 그대 베개를 만들고 | |
| 뜨거운 가슴으로 | |
| 불 밝히고 | |
| 아직도... | |
| 부끄러운 이 마음으로 | |
| 그대 이불을... | |
| 촘촘히 짜겠다. | |
| 그리하여... | |
| 그대와 함께 | |
| 하지 못했던 순간보다 | |
| 더 영원히... | |
| 함께 할 수 있다면, | |
| 내 옆 빈자리에 | |
| 그대와 나란히 | |
| 누울 수만 있다면 | |
| 백 년을 | |
| 아니, | |
| 천 년을 | |
| 기다려도... | |
| 한없이 한없이 좋겠다. | |
| 김현태 작 박승택 베드로옮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