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단심

2006. 2. 1. 오전 7:48:46

글자
  
일편단심(一片丹心)
 
                            
충실하게 열매 맺지 못하는  
곁가지 이리저리 자라나 
잘라내야 할 과일 나무처럼
잘 드는 톱이나 가위로 
세상이라는 나무에 하도 많이 열린 
마음들을 전지하여
오로지 단 하나의 얼만 남기는 것이다 
저렇게 부드럽지만 
속에는 강한 힘을 감춘 물의 마음과
저렇게 단단하지만 
알고 보면 흙에서 비롯한 것인  
한없이 따스한 쇠의 마음과
때때로 눈물과 웃음으로 불어오는
저 싱숭생숭한
바람의 마음마저 잘라낸다면
눈과 얼음 속에서도 
일편단심一片丹心 붉은 꽃을 피우는
춘향이 동백冬栢의 마음만 남을까
물매 맞고 옥에 갇힌 
산천초목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기적의 마음이 있어서
묵묵히 그 자리에 있다 피어나는
한 떨기 꽃의 마음이렷다 
한 조각의 붉은 마음이 있으니
가늘고 연약한 물의 살갗을 가지고
굳고 강인한 쇠의 뼈를 가지고 
마음 한 송이 피워 올리면 
땅에서는 물이 오르고
하늘에서는 불이 내리고
춘향의 사랑 무더기로 피는 동백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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