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볼수 있게 해 주십시오! - 김웅태 신부님

2006. 12. 2. 오전 12: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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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33주 월요일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오늘 복음[루가 18, 35-43]의 이야기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사실은 장님의 필사적인 끈질긴 간청의 사실이다.  예수께서는 유월절을 지키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이었다.  이럴 때에는 순례자들이 무리를 지어 예루살렘으로 함께 여행하곤 했는데, 유대인들의 스승이라고 불리우는 랍비들은 이렇게 여행하면서 걸어가면서 가르치기도 했고, 듣는 이들 역시 함께 걸어가면서 들었고, 순례길을 못가는 사람들은 순례객이 마을을 지날 때 길가에 줄을 지어 서 있다가 축복을 청해 받기도 했던 것이다.

이러한 길가에 나와 서있는 사람들 중에 한 소경이 나와 앉아 있었는데, 순례객의 무리들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누가 지나가느냐?"고 물었을 때 나자렛 예수가 지나간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큰 소리로 예수께 "눈을 보게하여 달라!"고 외쳤던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를 잠잠케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소경은 사람들의 제지를 문제삼지 않고, 비명에 가까운 동물적인 절규였다.  특히 39절의 외침은 처절한 절망감이 담긴 절규였다.  그는 어떻게 해서라도 나자렛 예수를 만나려고 했고 아무도 그 무엇도 그를 막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예수께서는 발걸음을 멈추셨고, 그를 보게 해 주셨다.  우리가 기적을 원한다면, 바로 그 소경이 보여준 그러한 마음 자세와 태도가 우리에게도 요구되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해서 하느님의 기적을 나타내게 하는 것은 "기적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감상적인 마음으로서는 안된다.  사람의 마음 속에서 솟아나는 정열적이고도 강렬한 절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의 예리고의 소경이 그토록 부르짖어 눈을 뜨게 되는 은혜를 받았다면, 우리의 눈은 어떠한가, 사물을 쳐다보는 눈은 볼 수 있다 해도, 하느님을 바라볼 수 있는 영혼의 눈은 얼마나 밝은가?  육신의 눈은 보지 못한다 해도 잠시뿐이지만, 영혼의 눈이 멀을 때, 그것은 영원한 암흑이다.

그러기에 우리도 "다윗의 자손 예수님, 나로 하여금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게 하고 그분을 만물의 주님으로 섬길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하는 간절한 기도를 자주 바쳐야 할 것이다.

(출처: 가톨릭대학교 강론자료집 / 정리: 김웅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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