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참된 봄[백광현 신부님]

2006. 12. 2. 오전 12:05:53

글자
참된 봄

-백광현 신부-


 

한때 미생물을 공부하면서 연구실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미생물을 접종하는 무균상자에서 일을 하던 중 자외선 램프를 끄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0분 정도 자외선에 노출이 된 것입니다.
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니 별일 없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희뿌옇게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운 채 이제 앞을 못 보게 되었구나 하는 두려움이 밀려 왔습니다.
그 때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당신이 시키는 일을 뭐든지 하겠습니다”라는 기도가 마음 깊은 곳에서 나왔습니다. 차차 마음은 차분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뿌옇게 보이던 시력도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에 얼마나 감사드렸는지 모릅니다. 요즘 성찰 중에 자주 생각하는 것은 일상 중에 주님을 의식하지 못한 순간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안에 솟아나는 열망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저의 삶 안에 개입하시는 주님을 의식하고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분을 알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일상 안에서도 참된 행복을 살기 때문입니다.
‘주님 당신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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