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교회입니다 - 하용달 신부님

2006. 12. 1. 오후 11:51:31

글자

당신이 교회입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의 개념은 “하느님의 백성” “일치 성사(一致聖事)의 상징” 더 나아가 “역사의 상징”이라는 말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시대의 대표적 징후를 알아야 한다’는 각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는 성직자가 아닌 보편교회의 가르침과 믿음을 받아들이는 신자라는 의미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평신도 사도직의 시대적 의미를 읽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평신도란 성직자나 수도자 보다 한 단계 낮은 신앙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평신도는 성직자나 수도자가 가질 수 없는 평신도 만의 고유한 사도직의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특성은 “재속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세례를 통하여 모든 신자는 성덕으로 부름 받았기에 평신도는 가정과 사회, 직장 등 어느 곳, 어디에서나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는 거룩한 소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신도의 모습에서 교회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날 현대 사회는 인간의 소외와 물신화(物神化)로 대변되는 비인간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을 목적 그 자체가 아닌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도구화 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정신적 가치’ 보다 ‘물질’을 더 중시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 대한 연민 보다는 오로지 부와 명예와 향락을 추구하는 데 더 몰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복음’에 가치를 둔 삶을 지향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바로 이 곳’(now and here)에서 세속 사물과 질서를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변화시켜 나가며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평신도 사도직의 고유한 의무이며 주님의 특별한 부르심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은 “사는 이는 더 이상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살고 계십니다.”(갈라 2, 20)라는 바오로 성인의 말씀처럼 생활 안에서 복음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에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하용달 안드레아 신부 ( 메리놀병원장(성분도병원장 겸임)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