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물 같은 그리스도인[김도율신부님]-연중제33주일

2006. 12. 1. 오후 11:24:38

글자

물 같은 그리스도인


한 스승이 제자들 앞에 큰 장독을 가져다 놓고는 아무 말 없이 자갈로 독을 채우기 시작하였습니다.
독에 자갈이 가득 찼을 때 스승은 제자들에게 물었 습니다. "독이 가득 찼느냐?" 제자들은 "예."하고 대답 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모래를 가져다가 독에 붓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의 모래가 독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래가 독 위로 보일 정도가 되자 스승이 물었습니다. "이제, 독이 가득 찼느냐?" 그러자 제자들은 또 “예."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스승은 물을 길어다가 독에 부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물이 독에 들어갔습니다. 독 위로 물이 넘치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이제, 가득 찼다."

어울리지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이 비유가 평신도 주일에 생각이 납니다.
평신도는 ‘세상 깊숙이 사는 사람’ 입니다. 그래서 성직자와 수도자가 가지 못하는 곳에서 그들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그리고 가장 가까운 방법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전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세상 깊숙한 곳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고, 하느님 나라를 보여 주며,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물 같은 존재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의 평신도 교령에서는 이렇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은 그 활동으로 현세 질서 안에서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증언하며 인간 구원에 봉사한다. 세상 한가운데에서 세속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평신도의 신분이므로 바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인 정신으로 불타올라 마치 누룩처럼 세상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았다.” (1장 2항) 그러므로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처럼 그 삶의 모습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를 증거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평범(平凡) 속에 비범(非凡)이 있다.” 고 합니다.
교회 역사 속에서 교회의 발전은 강력한 지도자나 성인·성녀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름 모를 신앙인의 그 평범하지만 남다른 복음적 삶 때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도 흐르는 물결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복음의 빛을 밝히는 여러분이 바로 ‘교회’ 입니다.

김도율 요셉 신부 / 성주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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