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축구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졌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축구를 구경하다보면 사람들 모두가 축구에 대한 전문가이고 감독을 해도 될 정도로 아는 것이 많습니다. 패스를 저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하냐는 둥 국가대표의 슈팅이 저게 뭐냐는 둥 말로는 `나도 세계에서 손꼽아 주는 대표 선수` 중 하나일 정도입니다.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나 정치인들,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직접 하면 그 사람보다 못할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운동선수나 정치인, 지도자들에 대해 많은 비난과 질타를 던집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그 사람이 해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못하지만 남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얻고 싶은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공인들이 매스컴을 통해 그들의 직장생활(?)이 다른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듯 반대로 나의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이 매스컴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공개된다면 나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리고 또 가끔은 짓궂게도 이런 상상을 합니다. 누구보다 목소리 크게 다른 사람을 욕하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합니다. 그 후에도 그렇게 큰소리로 다른 사람을 욕할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채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모든 것을 다 남에게만 미루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남에게 바라는 것처럼 그 사람도 내가 잘 해내 주길 바라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평신도들은 성직자, 수도자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합니다. 어느 한 구성원만 잘한다고 유지되고 발전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나는 과연 교회 안에서 내 몫을 얼마나 해내고 있는지 반성해봅시다. 내 위치에서, 내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복음과 사랑을 얼마나 잘 전하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골대 앞에서 헛발질하는 나를 따끔하게 혼내줍시다. 제대로 패스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실수를 해버린 나에게 욕해 줍시다. "나나 잘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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