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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연중 32주간 목 루카 17, 20-25- 내일을 알게 된다면...
시청 옆을 지나가다보면, 종종 이런 내용의 게시판을 보게 됩니다. ‘천지개벽의 비밀’ ‘이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멸망이 되는가?’ ‘재앙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그러나, 그러한 게시판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 내용을 보고서 걱정하기는커녕,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세상의 비밀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알려준다고 하는데... 왜 사람들은 그 게시판을 본체만체하며 지나쳐 버리는 것일까요?
세상 종말에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요? 세상 종말에 대해 두려움이 없기 때문일까요?
그 세상의 비밀과 종말이 자신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자신의 내일, 미래에 대해 알려준다고 하면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은 다를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내일, 미래에 대해 알게 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기쁠 것 같습니까? 아니면, 두렵겠습니까?
좋은 소식이라면 은근히 기대도 되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라면... 곧, 5년 후에 죽을 것이라든가,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의 앞날을 잘 준비하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많은 경우 두려움과 허탈감속에 지내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마음만이라도 편했을 텐데... 알게 되어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우리의 내일에 대해 안다는 것은 반드시 기쁘고 즐거운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유익한 것만은 아닙니다. 더 불행하고 비참한 삶이 되어 버릴 수 있고, 두려움과 허무 속에 생을 마감해 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내일이 궁금하더라도, 내일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것입니다. 혹,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더라도, ‘지금, 현실에 충실하자. 현실의 삶이... 지금 느끼는 기쁨과 행복이 바로 내일, 미래의 삶이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세상의 비밀도 마찬가지입니다. 알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알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다가 종말을 맞이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괜히, 세상 종말에 대해 왈가불가 해 봤자, 그 결과는 15년 전 참빛 교회 교인들의 모습을 다시 재현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나라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해 주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있다. 보라, 여기에 있다.’ 하더라도,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 가지도 마라. 보라,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 궁금해 하고, 또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처럼 찾아 나서지도 않고, 여기 저기 있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 하느님 나라는 우리의 부족한 모든 것을 충만하게 채워주는 나라이지만, 우리는 그 나라가 언제 올까 하는 마음에 찾아 나서지도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우리 삶과 무관하여 관심의 대상이 아니어서가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가 바로, 우리 삶 안에 있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내일보다 현재에 충실하려 하듯, 하느님의 나라는 조그마한 감동과 따스한 마음이 서로 만나는 그 자리에서 체험되고 드러나는 나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대해 이렇쿵 저렇쿵 말하며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가며 만들어 가는 나라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만든 하느님 나라를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하여 함께 느끼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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