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독서 : 티토 1,1-9 (내가 그대에게 지시한 대로 원로들을 임명하십시오.)
복 음 : 루카 17,1-6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회개합니다."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새로운 한 주간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루카 복음을 통해 세 가지 삶의 지침을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첫 번째는 남을 죄 짓게 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누구나 죄의 유혹은 없을 수 없겠지만 남을 죄 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입니다. 불행할 뿐만 아니라 차라리 연자매를 목에 달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까지 예수님은 표현을 하고 계십니다. 연자매를 달아 바다에 빠뜨려 죽이는 형벌은 실제로 있었던 형벌로 고대 로마나 그리스에서는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죄인에게 이런 형벌을 가했다고 합니다.
남을 죄짓게 하지 말라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참으로 중요한 말씀입니다. 우리들은 별 생각 없이 말로써 죄를 짓는 경우가 참 많이 있습니다. 흔히 쓰는 속담 중에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는 반면에 또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떤 말을 마음에 두고 살며 또 어떤 말들을 하면서 하루를 사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쉽게 뱉은 말 한 마디로 남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반대로 배려가 담긴 말 한 마디로 상대방의 상처를 낫게 하며 잘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제일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는 남에 대한 험담입니다. 남의 말을 할 때는 사려깊게 해야 합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쉽게 이야기 하지만 당사자가 되는 사람은 몹시 분노할 수 있고 상처 또한 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어느 날 누가 나도 모르게 나에 대한 험담을 퍼뜨리고 다닌다면 얼마나 화가 나고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당장 그 사람에게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게 될 것입니다.
남을 험담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가장 미련한 짓으로 자기 몸에 불쏘시개를 얹어놓는 것과도 같은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남에 대해서 칭찬하며 과실을 덮어 주는 사람입니다. 내가 실수를 하였을 때 그것을 덮어주고 더 나아가 격려하는 말까지 들었을 때 내 마음은 몹시 상쾌해지고 더욱 더 잘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웃의 격려에 힘을 얻어 더욱 노력하는 삶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지요. 남을 죄짓게 하지 말라는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은 험담하지 않고 칭찬하며 격려하는 말로써 쉽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두 번째 지침은 누구든지 잘못을 뉘우치면 용서해 주라는 말씀입니다. 물론 무조건 용서하라는 말씀은 아니지요. 뉘우치면 용서해 주라는 것입니다. 유다인들에게는 하루에 세 번까지 용서해 주라는 율법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유다인들의 율법을 알고 계셨는데 거기에 세 번의 배를 더하고 또 한 번을 더하여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용서하면 손해를 보는 것 같고 또 바보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대입니다. 용서하는 사람이 큰 사람이고, 용서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보복하고 싶은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오히려 본인이 힘겨운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용서해 주라는 예수님의 두 번째 말씀도 우리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매우 중요한 삶의 지침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을 죄짓게 하지 않거나, 험담을 하지 않거나,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우리의 본성상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칫 남의 좋은 점보다는 그렇지 않은 점을 얘기하기가 쉽고 용서하려는 마음보다는 보복하려는 마음을 먼저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러한 좋지 않은 본성이 드러나려고 할 때 어떻게 그것을 조절할 수가 있겠습니까? 역시 믿음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은 사도들 역시 자신들의 연약함을 떠올리고 바로 주님께 요청합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17,5)
예수님께서는 믿음의 힘에 대해서 이렇게 강조하시지요.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17,6)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만 있더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는 오늘 세 번째의 삶의 지침으로 가슴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믿음을 가질 때 그리고 주님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남에 대한 험담도 절제할 수가 있고, 잘못한 이웃에 대한 용서도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주간을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믿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십니다. 우리의 본능을 뛰어 넘어서 남을 죄짓게 하지 않으며, 용서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힘은 오직 믿음뿐이라는 가르침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나 스스로를 돌아다보고 매일매일 성숙해지기를 원한다면 예수님께서 오늘 주신 삶의 지침들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