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된 봉헌의 의미 - 양희문 신부님 *

2006. 11. 23. 오후 3:28:56

글자

연중 제32주일 2006.11.12

 

찬미 예수님!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덧 겨울을 느끼게 하는 스산함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단풍도 아직 제대로 맛보지 못했는데, 가을 가뭄이 야속하기만 한데, 어느덧 겨울이 다가오는 듯합니다. 서울과 강원도는 벌써 눈이 왔다고들 하던데요. 가을을 이렇게 보내는 것이 왠지 서운하기도 합니다. 단풍을 보면서 한 해를 더욱 잘 정리하고 싶었는데요. 못내 가을 가뭄에 서운함을 보냅니다.

이번 주, 주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참된 봉헌의 의미를 알려주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예언자 엘리야를 대접한 과부의 모습에서 봉헌은 하느님께서 먼저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구차한 봉헌처럼 보이는 과부의 헌금 봉헌은 그 어떤 봉헌보다 최선을 다한 봉헌임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봉헌의 참된 의미는 하느님께, 주님께로 받은 것을 다시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 자신이 이루어놓은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스스로 이룩하여 성공하였고, 모두 내가 이루어내었다.”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분명 교만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 없이는 잠시도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지 않는 삶은 사람에게 자신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으로 나오게 되고 자신이 잘못을 저지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정당화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내 삶을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나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내가 태어나는 것, 이것은 우리를 선택하신 하느님의 첫 번째 부르심입니다. 태어나서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 이것이 두 번째 하느님의 부르심이고, 우리를 신앙으로 이끄시어 삶의 참된 기쁨을 찾도록 하는 것, 이것이 세 번째 부르심입니다. 또한 현실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힘겹고 어려운 사람에게 마음을 쏟고, 나보다 못한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도록 하는 것, 이것 또한 부르심입니다. 이 부르심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큰 은총으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쁨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런 엄청난 부르심과 은총을 받은 우리인데, 우리 스스로 이루어낸다고 교만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이런 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하느님께 참된 봉헌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참된 봉헌이란 내가 살아가면서 남은 것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몫을 먼저 하느님께 바치고 나머지는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를 명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하느님께 나머지를 봉헌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봉헌인데 뭐 어때?”라는 생각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교만에 빠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곧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봉헌하는 것이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봉헌하는 것은 바로 나에게 봉헌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신앙의 신비를 깨달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에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물질적으로나 영적으로 봉헌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만을 생각한다면 진정으로 봉헌할 것은 없습니다. 봉헌할 것이 없는 삶은 곧 자기 자신에게도 줄 것이 없는 삶입니다. 지금 이 순간 하느님께 봉헌해야 할 것을 제대로 봉헌하고 있는지 엘리야에게 음식을 준 과부의 모습과 성전에 모든 것을 봉헌하는 과부의 모습을 통해서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아멘.

 

천주교 두암동성당  양희문(다니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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