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상식적으로 오늘 복음을 바라보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불의한 집사의 행동에 대해 부자의 행동이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부자의 재산을 낭비를 하여 집사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 하는데, 집사는 그 자리에서 더 부자의 재산을 낭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임의로 부자의 재산을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는 자신의 집사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풀이하기에 앞서 간략하게 핵심을 이야기하자면 주인의 재산을 농락한 집사를 잘했다고 칭찬하시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흔히 세속적인 것, 즉 돈밖에 모른다고 지탄받는 세속의 자녀들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에게 위험이 닥치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을 팔아서라도 사람을 산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이 비유의 주제는 자신의 죄와 잘못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Lk 16, 1).’ 이미 이 비유를 말씀하시기 이전에 예수님께서는 세리들과 죄인들에게 되찾은 양의 비유, 되찾은 은전의 비유,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통해 소외받고, 가난한 이, 죄 많은 이 모두를 사랑하고 계심을 용서하고 계심을 말씀하십니다. 이 비유 이후에 제자들에게 약은 집사의 비유를 말씀하시는 것은 바로 제자들에게 죄를 바라보기 보다는 죄인의 입장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보라는 것을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Lk 16, 1)’ 부자를 주님으로 집사를 우리로 생각해봅시다.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당신의 사랑이라는 달란트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랑을 나눌 생각을 하지 않고 함부로 탕진하고 훼손시켰습니다.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함부로 탕진하고 훼손시켰다는 것을 주님께서 아셨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바로 우리를 심판하신 것이 아니라 집사 일을 청산하라는 말로 기회를 한번 더 주십니다. 여기에 우리는 약은 집사의 모습처럼 우리 자신을 다시금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기 보다는 자신의 현재의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핑계거리를 찾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방법을 찾습니다. 이 집사의 독백은 바로 우리의 독백인데 우리는 평생동안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며 죄인의 옷을 뒤집어 쓴 채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초라하고 비참하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잘못을 반성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모든 것을 올바르게 행하고 모든 계명을, 특히 주님께서 주신 사랑의 계명을 빈틈없이 지키기 위하여 치열하게 살 것인지, 아니면 주님께 지은 빚을 갚거나 수치심에 빠져 살아가기 보다는 이 빚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기회로 삼을 것인지 살펴야 합니다.
이러한 살핌 속에서 주님께서 원하고 계시는 것은 무엇인지도 함께 살펴야합니다. 주님께서는 불의한 집사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인 주님께 지은 빚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기회로 삼는 것을 칭찬하십니다. 바로 그것은 주님의 자비하심 안에서 내 주위의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삶은 나 자신의 죄에 묶여 비참하게 살아가기 보다는 그 죄를 딛고 더욱 힘차게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바로 우리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시는 주님께서 친히 사셨던 모습이기에 더욱 우리가 찾아 나서야 하는 삶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강론]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이상윤 신부님]
2006. 11. 16. 오전 9:58:31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