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일 2007-03-18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한창현 신부님

2007. 3. 18. 오전 8:19:15

글자

사순 제4주일  2007-03-18

 

복  음


루카 15,1-3.11-32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 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주시는군요.’ 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묵  상 
  

“사람 마음은 열길 물속이라 아무도 알 수 없나니~”하는 말이 성경에 있습니다. 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 마음이 한길일까요? 열 길일까요? 한길이면서 동시에 열 길입니다.


우리각자는 한 몸이고 한 마음이지만 어떤 때는 여러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마치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때로는 작은아들의 모습으로, 또 어떤 때는 큰아들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아버지의 모습일 때가 있습니다.

말썽을 피우는 아들이 있다면 - 또 그가 독립을 하겠다고 하면서 집을 구해달라고 한다면 속상합니다. 빨리 정신 차리고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기를 바랍니다. 돈이 얼마가 들든 상관 않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는 작은아들의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자유롭고 싶어서 - 내가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고 살고 싶어서 내 편한 대로 행동하고 일을 저지릅니다. 그러다 문득 이것이 잘못이라고 느낄 때, 돌아갈 수 있는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머리를 돌립니다.
나약한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잘못을 범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것이 아버지가 원하는 길입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태도입니다.

 

때론 내가 큰아들의 모습을 보입니다.
나는 열심히 사는데 윤리?도덕적으로 잘살지 못하는 자가 잘되고 또 용서받는 것을 보면 참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하는 만큼, 기도나 봉사활동 등을 하는데 나만큼 남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괜히 심술이 나고 배가 아파 옵니다. 나처럼 하지 않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집안 사정이나 개인적인 이유가 있어서 그러한데, 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봅니다.

 

오늘 복음- 루가복음 15장은 바로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드러내 줍니다. 죄인과 세리들과 어울리시던 예수님의 삶은 바로 모든 이를 다 포용하시고 받아주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모습이며 그러한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처사에 또한 분통을 터뜨리고 화를 내는 자가 바로 큰아들과 같은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나약하고 고집스럽고 때로는 여러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는 작은 아들 같은 우리들이지만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다가서는 용기를 내어봅시다. 하느님은 지금도 우리가 다가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사랑하시는 방법은 각 사람마다 다릅니다. 큰 아들처럼 늘 함께 하시면서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시고, 또 작은 아들처럼 비록 하느님 아버지를 떠나갔다 할지라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 주십니다. 그러한 하느님을 아버지로 고백하는 우리들은 참으로 행복한 존재입니다.
그러한 하느님의 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그분께로 더욱 마음을 돌리는 그러한 한 주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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