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일 2007.3.18.
| 루카 복음 15장 1-3.11-32절 |
|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
|
|
|
| 예수님의 마음 허찬란 신부 |
|
오늘 복음의 상황을 보면, 세리들과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자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 불평을 하고 있습니다. 심보가 참 고약합니다. 반면 예수님은 당신을 찾아온 죄인들을 아껴주십니다. 그 사랑이 세 가지 비유로 묘사가 됩니다. 세 가지 비유는 되찾은 양, 은전, 아들을 소재로 합니다. 잃어버린 주체는 목자와 양의 관계, 부인과 은전, 아버지와 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슷한 이야기의 전개인데도 기쁨은 점차적으로 강해집니다. 양을 찾았을 때는 하늘에서 기뻐하고, 은전을 찾았을 때는 하늘의 천사들이 기뻐하며, 아들을 찾았을 때는 아버지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목자, 부인, 아버지는 하느님을 말하며 양, 은전, 아들은 바로 오늘 예수님께 모여든 세리와 죄인들을 말합니다. 멀쩡한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놓고 찾아나선 잃은 양, 온 집안을 쑤셔놓으며 찾아낸 은전 한 닢, 집안 다 말아먹고 갈 데 없어 결국 돌아온 아들은 바로 세리와 죄인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 대해서 예수님은 말씀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찾았다는 데에 온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자상하시고 또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시는지 가르쳐주는 구절입니다. |
|
|
|
| 연통 |
|
이 동네에서 세 번의 겨울을 나면서 그 집 연통에서 연기 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겨울에 보일러를 땔 수 있는 걸 보니 다행히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전에 사셨던 할아버지보다 형편이 나은가 보다. 그 집은 2년 전, 함께 살았던 할머니 수녀님과 성당에 다녀오다 들렀던 집이다. 수녀님은 남루한 옷차림에 대낮에도 얼굴이 벌건 채 집 앞에 나와 계신 할아버지를 보고 오고가다 몇 차례 인사를 건네면서 집 위치까지 알아두셨단다. “우째 이 할아버지 집에서는 이 추운 겨울에도 연통에서 연기 한 번 안 나?” 처음 할아버지 집을 방문하던 날, 할머니 수녀님은 미사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그 집 앞에 멈춰 서서 할아버지가 어떻게 사시나 한번 들러보자고 내게 제안하셨다. 한두 명 앉으면 서로 무릎이 닿을 만한 방 하나에 담배연기가 자욱했고 냄새가 솔솔 풍겼다. 할아버지는 전기장판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나고 계셨는데 하루 담배 두세 갑과 소주 한 병이 일용할 양식이란다. 젊어서 성 불구가 되어 일찌감치 아내를 재가시키고 30년을 혼자 살아온 할아버지는 이 공간 안에 있을 때 제일 편안하다고 하셨다. 우리 식구 만찬 만들 때 조금 더 해서 종종 가져다 드리기로 하고 그 집을 나서는데 할아버지에 대한 연민에 앞서서 자꾸만 수녀님의 얼굴을 돌아보게 되었다. 워낙 인정이 많으신 수녀님이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연기 나지 않는 연통만을 보고도 그렇게까지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말이다. 이듬해 수녀님이 다른 공동체로 이동되셨고 할아버지도 더 싼 월세방을 찾아 이사하셨다. 그 후로 그 집은 한동안 이사 오는 사람이 없었지만 나는 추운 겨울이 되면 집집마다 연통의 연기가 피어나는지 안 나는지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이은정 | 편집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