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음 : 루가 13, 1-9 우리는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인류가 시작된 이래 계속된 죄의 연결 고리를 악과의 한판 승부를 통해 이겨내신 예수님을 사순 제 1주일 복음을 통해서 만났고, 지난 주에는 타볼산에서 제자들에게 주님 당신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신 주님을 만나면서 믿고 따를 수 있는 용기도 얻었습니다. 오늘 사순 제 3주일을 맞이한 우리들에게 주님께서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포도원 주인의 애원하는 모습을 비유로 들려 주시면서 우리 모두에게 지난날의 삶에서 달라지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다는 당신의 마음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달라진다는 것, 변화된다는 것, 다른 말로 회개가 무엇이며, 통회가 무엇인지 우리는 압니다. 회개와 통회의 필요성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개, 통회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사순 시기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일상의 삶 안에서 매순간 순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이렇게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주저합니다. 마음 한쪽 켠에 자리잡은‘통회하면 뭐하나. 또 같은 죄를 범할건데’라는 생각 때문에, ‘나만 회개하면 뭐하나. 저 사람이 먼저 뉘우쳐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에,‘나의 큰 잘못을 하느님께서 과연 용서해 주실 것인가?’라는 불신 때문에 통회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습관에 젖었던 습성에서 변화되기 싫어하는 나와, 하느님께서 심어 주신 본래의 아름다운 심성으로 돌아가려는 나와의 갈등이 두려워서 회개를 피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 자신과의 싸움, 충돌이 사실은 회개를 막고 있는 걸림돌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리들이 그렇게 하는 동안 나 자신은, 그리고 우리들은 하느님의 품에서 점 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으로 새롭게 달라질 수 있다면, 변화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너무도 기쁜 일입니다. 내 안에는 그렇게 하느님의 사람으로 커 갈 수 있는, 10배 100배 얼마든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하느님이 심어 주신 씨앗, 하느님이 불어 넣어 주신 생명의 숨결이 있습니다. 열매 맺을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이 우리 안에, 내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 힘을, 그 생명의 씨앗을 볼 줄 아는,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가 알아 듣는 것이,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그리고 나 자신이 어디에다 뿌리를 내리고 있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맺는 열매는 달라질 것이고, 주인을 기쁘게 해 주는 모습으로 혹은 그렇지 않은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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