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 6 주일/갈증을 느끼는 사람들 - 조성호 신부님

2007. 2. 12. 오전 10:35:55

글자

다해 연중 제 6 주일

2007. 2. 11.

토평동.

예레 17, 5-8.

1코린 15, 12.16-20.

루카 6, 17.20-26.

루카 복음사가. 그는 진중하면서도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깊이 성찰한 신앙인입니다. 예수께서 살아가신 그 길을 돌아볼 때, 그는 예수의 삶이란 결국 성령에 따른 삶이고, 성령에 따른 삶이란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삶이고 억압받는 이들을 향한 삶이며 소외된 이들 즉 약자를 향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기에 예수께서 이사야서의 두루마리를 펼쳐들고 희년을 선포할 때에도(루카 4, 16-21) 그는,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 소외된 이들 편에 서신 진지하면서도 단호한 예수님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글을 써내려갔을 것입니다.

루카가 전하는 예수님의 길은 이렇습니다. 예수님의 여정이 예루살렘을 향한 오름의 길이었다면, 그리스도인도 눈을 높이 두고 하늘을 향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루카가 산에 올라 밤을 새워가며 기도하신 후 12사도들을 뽑았다고 할 때(루카 6, 12-16), 그것은 주님의 모든 선택과 결단이 하늘을 향해 있었고, 하늘과 함께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이끌고 아래로 내려옵니다. 눈을 멀리 높이 보되 실제 삶은 여기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식들에게든 후배들에게든 혹은 제자들에게든 멀리 보라고 말합니다. 그 멀리봄의 끝이 어디입니까? 바로 하느님나라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이상적 눈을 하늘에 두었습니다. 그러나 그 눈은 다시 아래로 내려와 실제의 삶은 여기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삶은 이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 평지에 내려 주님께서는 운집한 사람들을 향해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들은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살고 있으나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영적인 것만이 아니라 실제의 삶에서도 아픔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무엇인가를 채우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무엇인가를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 그들은 그 간절함 때문에 예수의 말씀을 듣습니다. 간절하게 얻으려는 사람이 찾고 또 얻습니다. 어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전문 강사를 만났는데, 그분은 강의를 하고 나면 꼭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고 3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간절하기 때문이죠. 예수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나 미사를 드리는 사람들, 영적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나 피정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 갈증 그리고 하느님나라에 대한 갈망이 큰 사람들이 더 가까이에서 주님을 맞이하려 합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더 궁금해 합니다.

그러나 신비의 차원은 그보다 더 위입니다. 지금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지금 우는 사람은 행복하다. 지금 미움을 받고 모욕을 당하면 행복하다. 이 말씀을 어찌 쉽게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운집한 가운데서도 “제자들만을 바라보시며”(루카 6, 20)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당신을 배우려는 사람들, 당신의 본을 받으려는 사람들, 그 길이 어떤 길이든 주님과 함께 하려는 사람들만이 이 말씀의 신비를 공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루카는 예수를 따르는 이들 중에 이 신비를 깨달을 수 있는 사람 즉 제자들 그리고 지금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향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리스어 ‘마카리오리’인 이 단어는 어떤 일이 찾아와(happen) 행복하게 된 것이 아니라(happy), 은총을 입었다(blessed)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복을 받을 것이다가 아니라 이미 복 받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죠. 가난한 사람이, 굶주린 사람이, 우는 사람이, 박해를 받는 사람이 이미 지금 이 자리에서 행복하고 은총을 받았다는 것을 신앙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 때문에”(루카 6, 22)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행복한 것은 주님과 함께 하고 있고, 주님의 나라를 살고 있다는 확신과 반드시 그분과 함께할 희망 때문입니다. 지금 행복한 이들은 주님께 내 삶을 걸고 있고, 이 가까운 곳이 아닌 멀리 보기에 행복합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행복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불행한 이들은 다른 것에서 복을 받기에 불행합니다. 이미 받을 것을 거기에서 다 받았기 때문입니다. 예수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 현실을 위해 믿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현실을 위해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오로는 “현세만을 위해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가장 불쌍한 사람들”(1코린 15, 19)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더 멀리 저 너머의 삶에 희망을 두되 지금의 삶에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 무엇인가를 찾는 사람들, 그들은 얻습니다. 우리에게 그 갈증이 무엇입니까? 예수를 찾고 하느님나라를 찾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은총을 입어 행복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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