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경 신부-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댄 여자의 이야기와 살아난 야 이로의 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야이로라는 회당장의 딸을 고치러 그의 집으로 가시는 길에 하혈로 고생하는 여인을 만나시고 이어서 회당장의 딸을 살려주신다는 조금은 긴 이야기입니다.
회당장 야이로와 하혈로 고생하 는 여인은 모두가 절박함에 처해있는 사람들입니다. 회당장은 가파르나움에서 명 망 있는 지도자입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립니다. 딸의 죽음 앞에 서는 그의 명성도 체면도 딸을 위해서라면 땅바닥에 엎어질 수 있는 아버지의 모 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그러한 그의 청을 받아들이시고 그를 따라 나서십니다 . 무엇 하나 놓칠세라 호기심에 들뜬 군중들은 새로운 기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따라나섭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밀리어 걸 어가고 있는 이때 열 두해 동안이나 하혈하던 여인이 등장합니다. 이 여자는 레위 기 15장의 규정에 의하면 불결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교재도 할 수 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혼잡한 기회를 택한 것 같습니다. 오늘 복 음은 이 여자가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고생만하여 가산을 탕진했다고 전해줍니다. 탈무드의 한부분인 미셔나(4,14)는 “가장 훌륭한 의사도 지옥가기 알맞다.”라고 합니다. 당시의 의사는 이러한 병을 고치기 위해서 모순된 치료법을 썼는데 심지 어 최면술까지 사용하였습니다. 주는 약은 값만 비싸서 복용할 수 없는 것이었습 니다. 자신이 의사였던 오늘 복음사가 루카의 관점에서 보아도 그녀의 고통이 얼 마나 컸는지 이해할만 했을 것입니다.
의사에게서 희망을 잃은 그녀는 자기가 들은 대로 예수님께 신뢰를 가지며 그분의 옷에 손을 대고 자취를 감추려 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녀와 사람들에게 참된 믿음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 그 여자가 나은 것은 남몰래 어떤 기적의 힘을 훔쳤기 때문이라는 미신에 떨어 질까 염려하셨기에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고 말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그동안 병으로 고생했을 그녀의 고달픈 삶과 믿음을 보시고 ‘딸’ 이라고 친근하게 부르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관심과 사랑이 그 여인에게는 고마운 일이겠으나 딸을 생각하는 야이로 회장에게는 침이 마르는 긴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모든 생각이 딸에게로 가있는 그에게는 이러한 대화 의 시간마저도 어쩌면 참기 어려운 괴로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그에게 집 에서부터 들려온 소식은 딸이 이미 죽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암담하고 절망적인 소식입니까?
절망에 빠져있는 야이로에게 예 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고 위로의 충고를 하시고는 그와 함께 집으로 가십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문상을 가신다고 생각 했을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 니 그리고 당신의 일행만을 데리고 아이를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리고 아무에게 도 이일을 알리지 말라고 거듭 당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바 라보는 군중이 아니라 당신의 일을 나중에 증언할 참된 신앙인과 함께 이 일을 하 셨던 것입니다.
하혈증을 앓던 여인에게서는 사 람들에게 그 여인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십니다. 그러나 야이로 딸 의 경우에는 이 일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전혀 상반되는 듯한 예수 님의 행위이나 어떻게 보면 참된 믿음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하나의 가르침인 것 입니다. 많은 군중이 예수님을 보았고 따랐지만 정작 그분의 구원을 체험한 사람 들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그분을 믿고 의지한 사람들이었습 니다.
우리의 신앙 은 기적을 쫓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닙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도 참된 믿음으로 그분의 사명을 증거할 참 증인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의 주님께서는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 그리고 그 가족들 더군다나 죽은자 까지도 어여삐 여기시는 사랑가득하신 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