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간 금요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신 이유를 아십니까?- 이기양 신부님

2007. 1. 23. 오후 10:22:38

글자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신 이유를 아십니까?

 

제 1독서 : 히브 8,6-13 (그리스도께서는 더 나은 계약의 중개자이십니다.)
복    음 : 마르 3,13-19 (예수님께서는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어 함께 지내게 하셨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열두 명의 제자들을 뽑으셨습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언행을 행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따라다니기 시작하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유심히 보시고 마음에 두신 열두 명을 뽑아 제자로 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아 세운 목적이 오늘 복음에 나와 있습니다.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마르3,14-15)
   바로 말씀을 전하는데 그 목적이 있음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시려고 열두 명의 제자들을 뽑으셨고 이런 목적에 부합되게 제자들을 실습시키시고 파견도 하셨습니다. 마르코 복음 6장 7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원래 뽑은 목적대로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당부하시지요.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마르6,8-9)
   오로지 하느님만을 의지하여 말씀을 전하라는 당부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파견된 제자들은 돌아와서 그에 걸맞는 결실들을 보고합니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루카10,17)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전하라고 제자들을 파견하셨는데 제자들이 말씀은 전하지 않고 딴짓만 하다가 돌아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승천하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당부의 말씀은  이것이었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16,15)
   그 말씀의 실천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안티오키아, 터어키, 그리스, 로마,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로 흘러 들어와서 우리에게까지 이렇게 전해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토록 당부하셨지만 제자들에 의해 말씀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복음이 전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고 하느님의 뜻을 살겠다고 서약한 사람들입니다.
신자들의 첫 번째 사명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 복음을 전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하느님을 알고 믿는다는 것은 단지 나의 수신과 내 마음의 평화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 말씀을 살고 그 말씀이 너무 기쁘고 복되어 제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온 세상에 말씀을 전하는 것, 이것이 세례를 받는 목적이며 세례를 받은 사람의 첫 번째 사명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제는 항상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신자들을 도와주며 미사 전례 중에 하느님을 만난 신자들을 파견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우리 삶의 모든 것은 복음의 선포로 귀결이 됩니다. 그리고 복음을 선포하는 언행 속에서 우리는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 뵐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도행전의 체험입니다.
   예루살렘 다락방에서 무서움에 숨어 떨고 있던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 사건과 성령 강림을 체험하고도 여전히 닫혀 있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부활하신 예수님을, 그리고 성령강림으로 오신 예수님을 직접 뜨겁게 만날 수 있었지요.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2000년 역사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발걸음에 성령이 함께 하셨고 또 거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면서 끝도 없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는 이것이 그리스도교의 역사인 것이지요.

   그러면 성체 안에서 만나는 주님, 그리고 말씀 안에서 체험한 주님을 실제로는 어떻게 만날 수 있겠습니까? 바로 복음을 전하면서 만날 수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미사가 끝나면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사제는 신자들을 파견합니다만 신자들은 입으로만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는 그것으로 그만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살아 계신 주님이 내 삶과 가정과 사회 속에서 드러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제자들이 말씀을 전하지 않았다면 그리스도교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우리 신자들이 하느님을 전하지 않는다면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또 주님의 몸을 모시는 미사 전례가 다 끝나고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묻는 여러분에게 저는 언제나 이렇게 제시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마치 예수님께서 말씀을 전하시기 위해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고 또 파견하셨듯이 여러분들을 파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자로서의 첫째가는 사명인 복음 선포를 위하여 노력할 때 우리는 살아 계신 주님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지요.

   올 일 년 동안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에게는 명확한 답이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여야 하는 것이지요. 적어도 일 년에 한 명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 하느님의 말씀이 내 삶을 움직이고 하느님이 나에게 어떤 분이신지를 체험하였다면 어떻게 그런 분의 말씀을 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전함으로써 그분은 더욱 크게 살아 움직이고 살아 계신 주님을 아직 모르는 사람들도 함께 주님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듣고, 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축복의 근원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 모두가 복음을 전함으로써 주님의 참 자녀로 거듭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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