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일 /저의 어머니를 소개합니다. - 김연준 신부님

2007. 1. 15. 오전 10:06:06

글자

연중 제2주일

 

저의 어머니를 소개할까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제가 저의 큰 어머니 댁에서  돈을 훔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훔친 돈으로 가출해서 며칠 만에 몽땅 다 사용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내 손에는 몇 가지 갖고 싶었던 장난감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큰 집에서는 돈이 없어진 것을 알았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 이미 완전범죄에 성공한 것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범인을 잡기위해서 무당까지 불렀다고 했지만 역시 무당의 한계만 드러낸 샘입니다. 장난감을 손에 쥐고 돌아 온 저를 바라본 어머니께서는 저의 예상과는 달리 욕도 하지 않으셨고 때리지도 않으셨습니다. 그것 때문에 나의 행동들이 더욱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제가 돌아 온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신 어머니께서 그래도 장난감의 출처에 대해서는 끊기 있게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요구하셨고 결국 저는 실토하고 말았습니다. 큰 집 돈을 훔친 것이라고! 저의 고백을 듣자마자 어머니께서는 일어서더니 곧장 큰집으로 가셨습니다. 큰집에 가셔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형님 제 아들이 글쎄 형님 집에 돈을 훔친 장본인입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저의 탓입니다. 곧 다 갚아드리겠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제 아들 자존심을 생각해주셔서 제발 다른 형제간들(사촌형님과 누님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큰 어머니는 그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아직도 저의 사촌형님과 누님들은 제가 돈을 훔친 사실을 모르거든요!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집에 돌아오셔서 저에게 딱 한마디만 하셨습니다. “연준아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라.”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물론 이후에 한 번 더 사 돈 문제로 사고를 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우리에게 어머니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로요 기쁨입니까? 어머니의 이런 인내와 희생 사랑은 새로운 창조를 만듭니다.


우리의 신앙여정에도 그렇습니다.

성모님! 이분에 대해서 천사는 한마디로 이렇게 불렀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분”

복이 가득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요!

만물의 창조주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이 여인을 통해 탄생하시고 하느님께서 이 여인의 살을 당신의 살로 취했고 이 여인이 피를 당신의 피로 취하고 이 여인의 영양분을 당신의 영양분으로 삼았고, 태어나서는 이 여인이 젖으로 성장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이 여인의 피땀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니 어찌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마귀들의 시기심과 분노로 이분을 외면하고 이분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입니다. 하늘의 천사들까지도 아니 하느님이신 예수님까지도 이분의 말에 따르는데

인간은 이분의 말을 외면하고 모욕까지 하고 있으니 어찌 죄가 되지 않겠습니까? 자기를 낳아 준 어미를 욕되게 하는 자 보다 더 큰 죄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내 최후의 변호자는 어머니인데 이 어머니를 외면하는 사람이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착각중의 하나는 성모님께 너무 많이 매달리면 예수님과 멀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어머니를 돌려주십니다. 어머니를 통해서 오면 절대로 당신께서는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복음을 봅시다.


오늘복음의 배경은 혼인잔치입니다.

이스라엘에서의 혼인은 지금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아니 이스라엘 백성에게 결혼은 하느님과 연결되어서 이 시대보다 더 중요한 영성적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축제는 7일 동안 계속되었고 이 축제의 중요한 음식은 바로 포도주였습니다. 만약 포도주가 잔치도중에 떨어지면 그것은 혼인의 불길한 징조가 될 수 있었고 실제 이것은 파혼의  사유도 되었습니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에 서 있는 기대가 가득한 신랑신부에게 시작부터 큰 시련이 되는 사건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오늘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손님으로 참석한 혼인잔치도중에 그만 포도주가 떨어진 것입니다. 보통 손님은 집 주인의 사정을 생각하지 않고 그 날의 잔치를 즐깁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분은 은총을 상실할 수 있는 어려움 아픔을 가장 잘 파악합니다. 이분은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고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로 행동하십니다.  이분의 힘은 예수님께 있기 때문에 아들 예수님을 부릅니다. 아들아 이 집 포도주가 떨어졌다. 한마디만 말하면 아들은 모두 알아듣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귀를 위심케 하는 예수님의 답변을 듣습니다.


“여인이여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 저의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거절도 우리를 당황케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어머니를 여인이여 라고 부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또 무슨 일인가? 당시 이스라엘 에서는 어머니를 가끔 여인이여 라고 불렀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예수님께서 여인이여 라고 응답하신 것은 바로 당신 뜻을 행하겠습니다. 라는 뜻이다. 좀 어려운 말인데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여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새로운 하와 즉 죄가 여인인 하와를 통해 들어왔으니 이제 새로운 여인인 성모님을 통해서 죄가 벗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와의 말로 죄가 들어왔고 이제는 새로운 여인인 성모님의 말로 은총이 베풀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라

“아직 저의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했는데 예수님하고 상관도 없고 아직 메시아로서의 당신의 사명을 할 때가 되지 않았는데 그것을 앞당겨서 물을 술로 바꾸는 기적을 행하지 않았는가?!  태초에 성부하느님께서 정해놓은 구원계획이 은총이 가득하신 분의 한마지 부탁으로 수정되어버리고 만다. 성모님께서도 그것을 아시고 “그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이릅니다. 완전한 사랑을 늘 발산하시는 예수님은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완전한 사랑은 서로를 거절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어머니를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그것도 은총을 가득하신 분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 진짜로 천국이 있다고 믿습니까?




천국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어찌 이 어려운 인생살이를 웃으며 살 수 있겠습니까? 하늘나라에 대한 신념 없이 어찌 예수님께서 전하신 복음의 기쁜 소식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인생살이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기쁨은 순간이고 고통은 길고 질기다는 것입니다. 기쁜 일은 너무 빨리 지나가고 피하고 싶고 고통스러운 순간은 너무도 길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추억도 그렇습니다. 이런 인생의 굴레에서 자포자기에로의 유혹이 있습니다. 살다보면 왜 인생이 모양일까 하는 탄식으로 울 때가 있습니다. 살면서 내 안에서 깊어지는 상처로 절망의 유혹도 있습니다. 아니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내 자신에 대한 실망입니다. 지워버리고 싶은 그러나 쉽게 지워지지 않는 죄의 상처는 끝까지 나를 나약한 인간으로 머무르도록  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런 나를 들여다보면 베드로 사도처럼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가5,8) 하게 됩니다.

솔직한 영혼은 예수님께 다가가기에 너무 염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어머니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성모송을 바칠 때 즉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하고 기도할 때 성모님께서 누리신 은총이 가득 넘쳐서 나에게 전해지고 이것으로 우리는 늘 새롭게 태어납니다.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시도다” 하고 기도할 때 하느님의 겸손을 나도 배우게 되고 교만한 마귀는 여기에서가장 큰 수치를 당하며 또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님)”하고 기도할 때 우리의 승리를 확증하고 천국이 내 앞에 열리는 것이고 여기에서 우리의 위대한 품위를 의식하게 되고 이때 마귀는 가장 깊은 수치와 추락을 맛보게 됩니다.

어머니를 모시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아니 내 신앙의 여정에 은총이 가득하신 어머니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머니의 안내로 가장 합당히 은총 자체인 예수님과 하나가 되게 합니다. 가장 성공한 인생은 예수님을 가장 합당히 모시는 사람입니다. 


이 시대는 너무나 많은 지저분한 사상들이 난무해서 진리를 저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월요일에는 이 사상을 따르다 화요일에는 또 다른 사상을 수요일에는 다시 돌아왔다가 목요일에는 또 다른 사상에 빠집니다. 그러면서 결국 혼합주의에 빠져서 너도 옳고 나도 옳고 하는  무분별에 이르고 맙니다.


옛 사공들은 길을 잃으면 별을 보고 항로를 바로 잡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대에 우리는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님을 보고 천국의 여정에서 이탈하지 않습니다.

신앙에서의 권위는 박사학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은총이 가득하신 분에게 있습니다. 바로 성인성녀들이 우리의 모법입니다. 속지 마십시오.

성모님의 말씀들을 찾으십시오. 이것으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만들어 냅니다. 가장 큰 의기의 혼인잔치는 가장 역사상 가장 행복한 위대한 혼인잔치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내 인생에도 적용됩니다. 나에게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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