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주일2007.1.14.(이사 62,1-5/ 1코린 12,4-11/ 요한 2,1-11) “사람은 태어날 때 자기 먹을 것은 가지고 태어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 말은 각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소질을 적어도 한 가지는 가지고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고등학생 때 진학 상담선생님이 저에게 적성검사표를 보여주시면서 “자네는 건축설계 지수가 월등히 높네. 이다음에 신부가 되더라도 성당 건축 설계에 관심을 기울이면 자네 적성을 살릴 수 있게네.”라고 하셨습니다. 사제가 되어 성당 건축에 전문적으로 관여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시골에 원두막을 지어보긴 했습니다. 비록 원두막을 짓는 것이었지만 적성과 관련이 있었는지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수녀원 수련자들은 의무적으로 오르간을 배우게 되는데, 한 번은 한 수련자가 자기 동기는 미사 반주까지 하는데 자신은 영 소질이 없다며 기가 팍 죽어있었습니다. 오르간에 소질이 없다고 한 수련자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수녀원에 입회할 때까지 자취생활을 하였던 자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사 반주 잘하는 자매는 원래 피아노 전공이라 반주를 잘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매는 자취를 오래해서 요리에는 자신이 있잖아.”라고 위로를 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완전함을 주시지는 않으셨지만, 개발하면 될 각자의 소질은 주셨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은 타고난 소질을 개발하면서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나름대로의 봉사를 하게 됩니다. 자기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체 장애자가 어쩌다 쓰레기통을 엎질렀습니다. 그 장애자는 늘 자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짐만 되는 존재라 생각하였었고, 몇 번의 자살을 시도했던 자매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엎질러진 쓰레기들을 바라보면서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쓸모없다고 버린 저 쓰레기들도 가만히 살펴보니 버릴 것이 하나도 없더란 것이었습니다. 폐지들도 모으면 재활용 될 수 있고, 엉클어진 실타래도 다시 풀어 노끈을 꼬을 수가 있었습니다. 엎질러진 쓰레기를 바라보던 그 자매는 비로소 자신이 쓰레기가 아니라, 자신도 이 사회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봉독한 제2독서는 하느님께서 공동선을 위하여 각 사람에게 성령의 고유한 은사를 베풀어주신다고 말씀합니다. “나는 아무 재주도 없고, 할 수 있는 역할도 아무 것도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이 자리에 계시다면, 하느님의 눈으로 다시 한 번 겸손하게 자신을 바라보십시오. 하느님으로부터 그 어떤 은사도 받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공동선을 위하여 기여할 은사를 우리 각자에게 성령을 통하여 주셨습니다. 제2독서 마지막 구절을 보십시오. “그분께서는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그것들을 따로따로 나누어 주십니다.”(1코린 12,11)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원하는 은총의 선물이 아니라, 하느님 당신이 원하시는 은총의 선물을 분명 우리에게 주십니다. 오늘 우리가 봉독한 제2독서, 1코린 12장 전체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게 되고, 그 몸의 유익을 위해 각자가 은총의 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을 때 이미 성령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삼중직무, 즉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예언자직과,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제직과, 하느님의 나라에 봉사하는 왕직을 받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주님이 우리에게 알맞은 소질을 주시듯이, 세례성사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날 때 주님은 우리에게 주님과 교회를 위해 봉사할 소질, 은사를 분명히 주셨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세례성사를 통하여 베풀어주신 은사를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공동선을 위하여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 은총의 선물을 소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느님이 주신 은총의 선물을 선용하느냐 그것을 무용지물이 되게 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각자에게 달려있고, 그에 대한 책임도 우리가 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탈렌트의 비유로써 이를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받은 종들은 그것들을 잘 선용하여 주인에게 상을 받았지만,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그것을 선용하는데 불충실하였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그에게 벌을 내립니다(마태 25,14이하/ 루카 19,11이하 참조). 주님께서 우리에게 직분을 주실 때는 그 직분을 수행할 힘도 함께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불러주시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라고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를 파견하십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 용기를 내어,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히브 10,7.9)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도 그렇게 외칩시다. 시편 23편의 저자처럼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용기를 내어 주님의 사람으로 우뚝 섭시다. 주님이 우리 편이십니다. |
연중 제2주일2007.1.14/하느님이 주신 은총의 선물 - 하성호 신부님
2007. 1. 15. 오전 9: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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