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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일 2007.1.14.
| 요한 복음 2장 1-11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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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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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의 자기 낭비 이중섭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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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 혼인잔치의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이 아니라 예수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곧 마리아의 믿음 덕분에 예수님의 첫 기적이 가능했고 그래서 제자들의 믿음이 불타오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요한 복음 2장 11절은 카나 혼인잔치의 이야기를 이렇게 끝맺습니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포도주 여섯 항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도래할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동시에 하느님의 자기 낭비를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시골 동네의 작은 혼인 잔칫집에서 물독 여섯 개의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행하신 것은 분명 쓸데없는 낭비입니다. 더구나 잔치도 이미 파장에 이른 마당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작은 혼인 잔칫집에 모인 시골 사람들을 위하여 첫 번째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비록 사람들이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또 당신을 배척할지라도 기적을 낭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 앞에서 그토록 많은 표징을 일으키셨지만, 그들은 그분을 믿지 않았다”(요한 12,37). 사실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하느님의 자기 낭비입니다. 아무런 자격이 없는 인간에게 당신 아드님을 보내신 것은 쓸데없는 낭비입니다. 낭비는 사랑의 법칙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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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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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선배를 만났다. “동생이 자기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에 내가 경쟁력을 키우라고 했어. 그런데, 말해놓고 보니 참 그렇더라구. 어쩌다가 내 머릿속까지 ‘경쟁력’이란 단어가 파고들어 왔는지. 말이 정신을 지배하는 건데. 경쟁력이란 말을 하도 많이 쓰니까 나도 모르게 쓴 거 같아. 정말 무섭지.” “그러게요. 실력이나 능력, 힘 같은 말도 있는데…. 경쟁에서 이기는 힘을 기르라는 말은 씁쓸하네요.” 이렇게 그 선배와 ‘경쟁력’이란 말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 보니 요즘 경쟁력이란 말을 흔하게 들을 수 있다. 지금 생각나는 문구만 해도, ‘당신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대학, 당신의 경쟁력이 됩니다’ ‘경쟁력 있는 아이로 키우고 계십니까?’ 같은 것들. 경쟁력이란 말은 사람 사는 세상을 대결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에나 쓸 수 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살아가다 보면 대결해야 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서로 돕고 살게 되어 있다. … 경쟁은 반드시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을 낳는다. 이긴 사람만이 대접받고 진 사람은 낙오자가 되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경쟁하지 않는 안전한 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경쟁 없이는 사회의 발전도 없는 것일까? 경쟁이 사람과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믿음이 결국 정부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게 만들었는데, 정말 경쟁이 그렇게 좋은 것일까? <주역>을 보면 ‘겸(謙)’괘가 있는데, 그 풀이가 이렇다. ‘하늘의 도는 가득히 가진 것을 덜어서 나눠주는 사람을 구해주고, 땅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덜어서 나눠주는 사람을 형통하게 하고, 귀신은 넘치게 가진 사람을 해치고 덜어서 나눠주는 사람에게 복을 내리며, 사람들은 잔뜩 움켜쥐고 있는 사람을 싫어하고 덜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겸손하라. 가득 찬 것을 덜어내는 것이 겸이다.’
신정숙 | 월간 <작은책> 2006년 9월호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