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사랑하는 별하나[류해욱신부님] /2007.01.14

2007. 1. 14. 오전 9:46:08

글자

사랑하는 별 하나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이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이성선 시인의 ‘사랑하는 별 하나’라는 시입니다. 저도 시인처럼 별 하나를 갖고 싶습니다. 시인이나 저뿐만 아니라 우리는 너나없이 모두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을 것입니다. 외로울 때 부르면, 곁으로 다가와서 가슴을 쓸어주는 별이 있다면 그런 별 하나를 갖고 싶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캄캄하게 느껴질 때,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맑은 눈빛으로 초롱거리며 어둠을 밝혀줄 수 있는 별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어찌 그런 사람을 갖고 싶지 않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듣는 세관에 앉아 있던 레위에게 곁으로 다가와서 초롱 이는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보며 말씀을 건넨 예수라는 분은 레위에게는 어둠을 밝혀주는 별과 같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복음의 내용은 대개 잔가지는 다 잘라내고 핵심이 되는 사건만을 다루고 있어 밋밋한 줄기만 있는 가지치기를 끝낸 겨울나무 같습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도 예수님이 레위에게 다가가서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는 다 생략하고 그냥 “나를 따라라.”고 하시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고 되어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전혀 모르는 분이 다가와서 아무런 다른 이야기도 없이 그냥 무조건 ‘나를 따라라’고 했는데 그냥 따라갔다면 도대체 말이 안 되지요. 우리는 복음을 들으면서 행간의 언어를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상상력과 마음의 눈이 필요합니다.

 

  세관에 앉아 있던 알패오의 아들 레위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여러분들이 듣고 배워서 잘 아시다시피 당시 세리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소외계층의 사람이었습니다. 로마의 식민지였던 유다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세리는 같은 동족의 돈을 착취해서 로마 당국에 바치니까 매국노였습니다. 마치 악순환처럼 세리들은 매국노이며 죄인으로 손가락질을 당하면 당할수록 더 악착같이 돈을 갈취하면서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했겠지요.

  그런 세리였던 레위의 마음은 캄캄한 어둔 밤이었을 것입니다. 자기의 어둔 가슴을 밝혀줄 수 있는 별 하나를 지닐 수 있다면! 자기의 마음이 캄캄하게 느껴질 때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맑은 눈빛으로 초롱거리며 어둠을 밝혀줄 수 있는 별과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어둔 밤을 지새우곤 했을 것입니다. 레위는 그런 사람, 그런 친구를 갖고 싶었지만 아무도 그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기에게 다가와서 반짝이는 눈빛과 맑고 그윽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 사람이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그에게 자기를 세리가 아닌 한 인간으로 대하며 말을 건네왔다면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그분에게 털어놓았을 것입니다. 그분은 가만히 귀를 기울려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깊은 연민을 지니고 그에게 다른 삶의 길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이 삶을 청산하고 나와 함께 새로운 삶, 사람 낚는 어부로서의 삶을 살자고 초대했다면, 그가 어떻게 했을까요? 당연히 그분을 따라 나섰겠지요. 세관에 앉아 있던 레위에게 예수님은 어둠을 밝히는 별과 같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어둠 뿐인 줄 알았던 자기의 가슴 속으로, 희망이 없는 캄캄한 삶에 반짝이는 별이 하나 다가와 빛을 비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바라보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때로 어둠이 안개처럼 밀려오면 다시는 빛을 볼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상상 안에서 레위에게 말씀을 건네던 예수님의 눈빛과 목소리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 예수님이 우리에게도 같은 눈빛으로 바라보시며 같은 목소리로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분에게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어둠처럼 느껴지는 속내를 털어놓고 다시 그분의 별빛 같은 눈빛을 바라보십시오. 그분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려 들어주시고 우리에게도 가만히 들려주실 것입니다.

  “내가 너의 마음 속 어둠을 밝혀 줄 별이 되어 주마. 나와 함께 길을 따라 걷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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