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주간 목요일 /[강론] 오늘 내가 소외 시킨 사람은 누구입니까?[이차룡신부님]

2007. 1. 11. 오전 8:49:14

글자
연중 제1주간 목요일

- 이차룡 신부-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나병환자를 고쳐주시는 예수님을 만납니다. 나병은 흔히 ‘문둥병’이라 하여 옛날에는 한번 걸리면 그 시간부터 완전히 죽은 인생으로 취급받았습니다.  육체적인 모습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늘로부터 천벌을 받은 중대한 죄인으로 여겼기 때문에 그들이 겪어야 했던 마음고생은 그 어떤 병자들보다도 심했습니다. 육체적인 아픔도 아픔이지만 자신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상의 싸늘한 시선이 그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천 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도 그리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진짜 나병환자는 그들이 아닙니다. 그들을 받아주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손과 발이 문드러진 것보다 마음이 문드러져 버린 모습이 더 보기 흉한 나병환자가 아닐까요? 세상의 아픔을 함께 아파해 주지 못하는 무관심으로 문드러진 마음, 남 잘 되는 꼴은 도무지 눈 뜨고 봐주지 못하는 그런 문드러진 마음, 알고도 저지르는 죄들로 문드러진 나의 마음이 문드러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왜 예수님께서는 율법에서 금지하는데도 나병환자에게 손을 대셨을까요?  그 이유는 율법에 만져서는 안 되는 나병환자에게 손을 대심으로써 우리에게 겸손과 자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에 종속되시기보다는 율법이 당신 손 안에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따라서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에게는 이제부터 그 어떤 것에도 불결하지 않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나병이 주님의 손을 더럽히지 않고 주님의 거룩한 손이 나병이 든 몸을 치유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이 전해준 나병환자의 치유기적은 그가 얼마나 큰 믿음이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신앙으로 산을 옮기고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확신을 지닌 사람 안에서 일어납니다.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며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무릎을 꿇는 사람은 주님의 권능에 복종하며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자비와 권능을 지니고 있음을 고백하였습니다.  나병환자와 같은 깊은 신앙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항상 하느님의 응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큰 믿음이 예수님께 동정과 자비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분은 이 세상의 죄악으로 더렵혀진 우리들에게 다가와서는 “깨끗하게 되어라!” 말씀하십니다.  얼마나 은혜로운 축복의 말씀입니까?  그분이 아니고서는 누가 죄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까?  우리가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온전히 죄사함 받아 깨끗해진 영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이제 주님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간절히 애원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언젠가 구역 소공동체 형제 모임에서 복음 묵상나누기 할 때 어느 형제님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바로 나병환자입니다. 예수님을 알기 전까지 제 영혼은 더럽고 흉측하였지만 그분을 만나고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은총의 생활을 하고 나서는 제 나병증세가 사라지면서 깨끗이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영적인 발견입니까? 나를 죄와 죽음의 상징인 나병으로부터 치유해주시는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시다.   


   나병환자는 사회생활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내몰린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치유하여 공동체 안에 들어오게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정결한지 불결한지를 판정하여 선포하는데 있다면 그분은 더렵혀져 이미 얼룩진 죄 중의 인생들을 깨끗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따돌린 그런 사회에 대하여 분개하십니다. 오늘 내가 소외시킨 사람은 누구입니까?  모든 사람을 예수님 대하듯이 사랑으로 품어주어야 합니다. 따돌림 받은 나병환자가 이제 예수님을 선포하는 살아있는 증인이 되고 사회를 깨끗하게 하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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