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김정용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장) -
◆”제 아들은 제게 주신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이 말은 초등학생 자폐아를 둔 어느 어머니의 말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얼마 동안은 그 사실을 모르다가 나중에야 자폐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마음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어떻게 해서라도 아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마다않고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습니다. 때때로 깊은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도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노력을 계속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 어머니는 오히려 아들을 통해 삶을 배우고 인생을 알게 됐다고 할 정도로 예전의 시각과는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아들은 이제 마음의 그늘이 아니라 삶의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삶의 선물은 참으로 많습니다. 다만 우리가 삶의 축복과 선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하찮게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더욱이 조금이라도 고통이 따르게 되면 그것을 선물로 여기기는커녕 생각조차 하기 꺼려합니다. 그러나 세상엔 고통이 따르지 않는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통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마치 삶과 죽음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이듯이 말입니다. 구원의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렸던 의롭고 경건한 시므온은 아기 예수님 안에서 사랑(구원)과 고통, 생명(아기)과 죽음(십자가)을 동시에 봅니다. 시므온은 아기 예수님 안에서 구원의 성취뿐만이 아니라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픈 고난까지도 함께 읽은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시므온의 심안을 꼭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적지 않은 본당에서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상을 부활하신 예수님상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어둡고 우울하게 보이는 십자가의 이미지가 신자들이 누려야 할 부활의 기쁨을 감소시킨다는 이유에서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부활의 영광과 기쁨의 원천이 바로 십자가로부터였다는 것을 영영 보지 못할까 봐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십자가 죽음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