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성탄 팔일 축제 내 제 5 일./독실한 그리스도인 - 조성호 신부님

2006. 12. 29. 오후 12:33:58

글자

다해 성탄 팔일 축제 내 제 5 일.

2006. 12. 29.

토평동.

1요한 2, 3-11.

루카 2, 22-35.

독실한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독실하다는 것은 오로지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맡기며 하느님에게서 위로를 찾는 이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만을 바라보면서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독실하다는 말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하나가 기관차 공장을 견학했습니다. 안내자가 완성된 기관차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기관차는 최신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힘이 대단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세 가지 조건만 갖춘다면 말입니다. 첫째는 원유의 완전 연소에 의해서 나오는 힘입니다. 둘째는 레일 위에 있어야 합니다. 만일 기관차가 탈선하면 그 힘은 스스로 파멸을 가져오게 될 뿐이지요. 셋째로 훌륭한 기관사가 필요합니다. 올바르게 조종되었을 때에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그 그리스도인이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바로 그리스도인 같군요. 우리는 하느님의 권능이 충만할 때에 힘을 얻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오로지 하느님의 길만을 걸어갈 때에 그 길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며 독실하다는 말을 떠올립니다. 독실한 신앙인이란 자신을 완전히 주님께 봉헌하며,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걸으며, 그리스도께서 훌륭한 기관사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분의 조종에 나를 맡기는 것이라고!

예루살렘의 시메온은 독실한 신앙인이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의 뜻만을 좇았으며, 그렇기에 하느님으로부터 그리스도를 뵙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성령의 인도를 받아 늦은 나이에 주님을 뵙게 된 것입니다.

독실한 신앙인 시메온은 그리스도를 알아볼 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가 바랐던 것은 그리스도이신데, 그 앞에 나타난 것은 아기입니다. 자신이 그려왔던 모습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는 아기에게서 주 그리스도를 보는 신앙의 혜안을 가졌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에는 영광, 이방인들에게는 빛. 시메온은 그리스도를 만나며 그것이 곧 자신(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에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향해야 함도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모르는 이들에게 빛이 되어 그들에게도 구원을 알려 주십니다. 그것처럼 그리스도인들도 주님을 믿고 따르는 가운데 나에게 주어지는 영광을 알아보고, 또 그 영광을 간직한 채 다른 이들에게 빛이 되어 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삶이고, 그리스도를 만난 삶입니다.

어떻습니까? 나는 독실한 신앙인입니까? 그러니까 나는 주님만을 바라며 주님께 위로를 얻고자 하는 삶을 삽니까? 나는 주님을 위해 나를 완전히 연소시키는 삶을 삽니까? 나는 주님께서 내신 레일 위를 충실하게 가고 있으며, 주님께서 나의 삶을 운전하시게 하고 있습니까? 그것이 영광임을 알고 다른 이들에게 빛이 되어 주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나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입니다. 주님, 그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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