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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예수 성탄 대축일. 2006. 12. 25. 토평동.
이사 52, 7-10. 히브 1, 1-6. 요한 1, 1-18.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알렐루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마르 2, 14) 하늘이 노래하고 땅이 노래하는 날, 우리는 더더욱 기뻐하면서 서로에게 축하의 인사를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구세주께서 나셨으니 우리에게는 더없는 기쁨이요, 하늘에는 영광입니다. 당신의 권능이 그분에게서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엔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더 깊이 묵상이 되는 해입니다. 구유를 보면서 아기 예수님 참 맑고 예쁘게 생기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습보다 아직 쭈글거리는 갓 태어난 아기가 더 그려지고 묵상이 됩니다. 힘찬 울음소리 뒤에 누군가의 손길이 없이는 도무지 존재할 수 없는 아기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모든 만물을 당신의 권능 아래 두신 분께서 도무지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가 되다니. 주님께서는 그러한 모습으로 우리를 가르치십니다.
가끔 당신께서 그런 모습이 아닌 권능을 지니신 모습으로 강생하셨다면… 하고 상상해보지만, 그것은 그분의 뜻이 아닙니다. 온전히 인간이길 바라셨던 당신께서는 큰 권능을 지니신 당신께서도 그것을 버리시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낮은 자가 되었듯이 우리도 그런 삶을 살아가라고 초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인간이란 도무지 혼자일 수 없으므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도 서로를 위해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되라고,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처럼 우리는 ‘서로’를 향해 있는 존재들이고, 서로를 사랑해야 하는 존재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친구의 사업장에 초대받아 갔습니다. 그 친구는 단골 손님을 많이 가지고 있는 보석상이었습니다. 보석상은 자기 친구에게 화려한 다이아몬드와 다른 보석들을 자랑스레 구경시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는 조금도 광택이나 빛을 반짝이지 않는 보석 하나가 있어 눈에 띄었습니다. “여보게, 저건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데 어찌된 거지?” “뭐라고?” 보석상은 이렇게 되묻고는 자기 친구가 찾아낸 그 보석을 쟁반에서 들어내 자기 손으로 꼭 쥐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얼마 후 보석상이 쥐고 있던 손을 펼쳐 보이자 그 손 안에서는 방금까지도 아무런 광채를 내지 않던 바로 그 돌이 눈부신 광채를 내뿜으며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지 않겠습니까? “아니 이봐, 자네 어떻게 한 거야?” 친구가 놀라워하며 묻자, 그 보석상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보석은 ‘오팔’이라는 것일세. 이걸 우리는 교감의 보석이라고 부르지. 이 보석이 놀라운 아름다움을 내뿜기 위해서는 단지 인간의 손에 꼭 잡혀 있기만 하면 되는걸세.”(J.C.미첼)
이 오팔이라는 존재를 보면서 ‘그래, 우리 역시 오팔과 같은 존재임을 아기 예수는 가르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존재이지만, 서로의 교감을 통해 그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존재, 서로의 손을 꼭 잡아주고 서로를 안아줄 때 놀라운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존재. 바로 그 존재가 우리들임을 아기 예수는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나를 사랑한다고? 그럼 아기인 나를 안아라. 소중하게. 도무지 네 손길이 아니면 존재할 수 없는 아기인 나. 그 아기를 안듯이 삶을 살아라. 네가 사랑을 주지 않으면 이 아기는 자랄 수 없나니, 그 사랑으로 나를 품고 사람들을 품어라. 네 삶에서 나를 키우고, 네 안에서 나를 자라게 하라. 나는 아기이다. 나는 너 없이 존재할 수 없는 존재이다. 너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존재이다.
주님의 이 목소리가 나를 울립니다. 주님, 저를 간절히 원하시는, 제가 당신의 전부라고, 제 손길, 제 사랑이 절대 필요하다 하시는 권능의 당신을 보며 얼마나 저를 사랑하시는지 깨닫습니다. 그 사랑으로 당신을 안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안을 수 있게 하소서. 아멘. |
다해 예수 성탄 대축일./역시 오팔과 같은 존재임 - 조성호 신부님
2006. 12. 28. 오전 1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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