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성 요한 복음사가 축일‘사랑은’ - 조성호 신부님

2006. 12. 28. 오전 10:06:26

글자

다해 성 요한 복음사가 축일.

2006. 12. 27.

토평동.

1요한 1, 1-4.

요한 20, 2-8.

요즘에 널리 불러지고 있는 노래 ‘사랑은’의 가사입니다.

사랑은 어둠속의 촛불 같은 것

아프고 속상할 때마다

생각하면 위로가 되는 그런 한 사람

사랑은 작은 나무가 되주는 것

삶에 지쳐 힘이 들 때면

늘 그래 놓은 것처럼 쉬어갈수 있게

사랑해요 사랑할께요

가진 마음 다 줘도 또 주고 싶은

평생 지켜줄 그대 감싸줄 좋은 사람될께요

이렇게 사랑해주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랑 때문에 너무나 행복할 겁니다. 이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란, 날 사랑해주는 이를 위해 사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사랑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죠.

사랑의 사도라고 불리는 복음사가 요한. 성인은 스스로 사랑받고 있는 제자였다고 말합니다.(그것이 요한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 복음을 쓴 당사자). 예수님을 생각한다면 과연 예수께서 그 사랑의 정도가 사람마다 달랐을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사랑의 관계라면 이렇게 기억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똑같이 사랑을 주어도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이 다릅니다.

예전에 어느 본당에서 제가 직접 방에서 떡볶이를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초등부 아이들을 위해서 만들었었는데, 재료가 남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저녁에 본당 성가대에서 연습을 하길래 위로 올라가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만들 때의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이걸 맛보면서 뭐라 하실까? 맛을 떠나 사제가 만들어 정성스레 주었으니 기뻐하겠지?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만들어서 내려가 “드세요”라고 하자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 중 한 분이 ‘어디서 먹다 남은 걸 가져다 주느냐’고 하더군요. 그 순간 제 마음이….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건데…’ 상상할 수도 없는 거죠. 그날 밤에 연습 끝내고 몇몇 분이 마음을 풀어주려고 올라오셔서 얘기를 나눴었는데, 그 때 그 마음은 지금도 아찔합니다.

사랑의 마음을 보지 못한다면 그는 사랑을 할 줄도 받을 줄도 모르는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려는 이의 마음을 몰라준다면 그것처럼 속상한 일이 있을까요? 그리보면 예수님은 참 대단하신 분입니다.

사도 요한은 그 마음을 알았던 분입니다. 그래서 늘 예수님 곁에 있으려 했고, 모두가 사라진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말씀을 들으려 했고, 마리아의 말에 무덤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베드로가 몰라볼 때, “주님이십니다.”(요한 21, 7)라고 소리칩니다.

이렇게 요한이 특별한 위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특별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사랑자체이신 분의 존재를 사랑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입만 열면 사랑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도 보고 요한도 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정도이고(테오레인), 요한은 그것을 통찰력으로 봅니다.(호라오) 즉 이 무덤이 비어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예수님의 표징을 보려고 한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믿었다”(요한 20, 8)라고 전해줍니다.

주님의 사랑을 느끼십니까? 주님의 마음을 느껴보십시오. ‘사랑은’의 노래 가사를 보며, 내게 위로가 되어주고, 내게 쉼이 되어주고, 가진 것 다 주려고 하시는 그분의 마음을 느끼십시오. 영원토록 지켜준다는 그분의 약속을 들으십시오. 그리고 그분을 위해서 나 역시 내 모든 것을 드리겠노라 다짐해보죠. 내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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