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57-66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 | |
알렉산더 대왕의 군사 중에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진 졸병이 있었습니다(대림 묵상 안내 책,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에 나오는 오늘의 묵상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의 생활은 너무 형편이 없어서 알렉산더라는 이름이 마구 더렵혀지고 있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알렉산더 대왕은 예고 없이 어느 날 그 졸병의 막사를 방문했습니다. 갑작스런 방문에 겁에 질려 경례를 하는 졸병 알렉산더에게 왕이 말했습니다. “네가 알렉산더라지?” “네” “내가 너에게 두 가지를 명령한다. 네 이름을 바꾸어라. 그게 싫다면 네 삶을 바꾸어라! 그래서 그 이름의 오욕을 씻어라.” 이름은 이처럼 소중합니다. 특히 수도자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면서 받은 수도명은 그 이름 속에 주님을 위한 나의 모든 마음과 다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르심을 받은 이에게도 이름은 그의 사명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요한에게 손수 이름을 계시해 주셨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물’ 또는 하느님은 은혜로우신 분‘이라는 뜻을 지닌 ’요한‘이라는 이름은 가브리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알려준 이름입니다. 즈카르야가 벙어리가 된 이유는 가브리엘 천사가 전해준 소식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이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목판에 씀으로써 천사의 말에 순명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입이 풀리고 말을 하게 되었고 그 입으로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이름이 정해지는 복음 말씀은 수도명을 받고 그 이름으로 얼마나 주님을 사랑하며,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왔는지를 돌아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그 이름에 어울리는 삶을 살 수 있는 은총도 더불어 베풀어주시기를 이 시간을 통해서 주님께 간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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