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4주일 2006.12.24/행복하십니다 - 민경철 신부님

2006. 12. 24. 오후 3: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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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4주일 2006.12.24

 

루카 복음 1장 39-45절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행복하십니다     민경철 신부
“신부님 참 행복하시겠어요.”
신자들에게나 비신자들에게나 가끔씩 듣는 말입니다. 신부라는 삶,
무엇을 보고 행복하다고 얘기하는 것일까? 세상 걱정 없이 사는 것 같아 보이고,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자식 걱정 없어 보여서 그런 것일까요?
신부들도 다들 이만 저만한 고민 걱정 고생하며 사는데 말이지요.
‘행복’이란 말은 고민, 걱정, 고생, 고통의 반대말이 결코 아닙니다.
오늘 엘리사벳이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셨다’면서
마리아더러 ‘행복하십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칩니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이
실제로 이루어져서 안타깝게도 마리아는 평생 죽도록 고생만 하지 않았습니까? 처녀
잉태로 주위의 곱지 못한 시선을 받았고, 돌로 쳐 죽임의 위협도 있었습니다. 남편 없는
것처럼 살아야 했고, 어렵게 얻은 자식은 ‘미친 놈’ 소리를 듣고
다니더니 ‘반대를 받은 표징’이 되었고, 자신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마음이
아팠다는 얘기입니다. 아무리 세상 살기가 팍팍하다 할지라도
구원의 주님을 알고, 영원한 세계를 설렘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정의 내리면 너무 상투적인 말에 불과한 것일까요?
 성탄 전야제
중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주일학교 성탄절 전야 행사에 빠진 적이
없었다. 연극을 하든 노래를 하든 뭐 한 가지씩에는 꼭 참여했다.
선생님이 챙겨주시기는 해도 그 준비는 오로지 우리들 몫이었는데, 그 과정들이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12월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수업이 끝나면
곧장 성당으로 향해 연습하고, 그나마 방학을 하고 나서 며칠간은 집중적으로
매달렸더랬다. 전야제 행사 준비는 주일학교 언니 오빠들 그리고 동생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고학년 언니 오빠들이 용돈을 모아 간식을
사주면 그걸 먹고 난 뒤 언니 오빠들의 지시에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는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서로 의견을 맞추며 일들을 차곡차곡 진행시켰던
모습들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그렇게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난 오순도순 모여 정성된 마음으로
예수님 탄생을 기다리는 그 자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축하 파티로 발길이 향하지 않고 대신 그걸 빌미로 모여 단순히 먹고 즐기는
파티에 가고 있었다. 이건 아닌데…. 12월 24일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짐한다. 올해 12월 24일 밤에는 꼭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에
있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님 탄생을 기다리며 하루 하루를 기쁘게 지냈던
그때처럼 올해 성탄 준비를 착실히 잘할 것을.

박소영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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