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간에는 관면혼인을 세 건이나 했습니다. 하나는 내일 예식장에서 결혼하는 신자인 총각과 비 신자인 처녀의 관면이었고 둘은 이미 결혼하여 사는 부부들인데 교회 혼인을 하지 않아서 교회법으로 혼인의 장애를(소위 조당이라는) 가진자들 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조당을 푼다는 말을 쓰는데 교회법으로 무효인 혼인을 유효화 시키는 것입니다. 내일 저희 본당에 영세식이 있는데 위의 두 여자분이 세례를 받게 되어 세례전에 조당을 풀어야 했습니다.만일 이런 절차를 생략하게 되면 세례를 받음과 동시에 여자분도 조당에 걸리게 되기 때문입니다.이런 사실을 우리 신자들이 잘 모르고 있어서 미사 후에 했던 5분 교리를 다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당연한 것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알려는 노력도 없구요.
지난 주에는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해서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회개>가 강조되었다. 잘못 살고있는 우리가 변화되지 않고는 주님을 맞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옛날에는 <회두>라고 가르쳤다.머리를 돌리다.고개를 돌리다.시선을 돌리다는 뜻이다.머리를 돌리면 몸도 따라 돈다.특정한 부분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방향을 돌리는 것이 회심의 구체성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회개는 나의 전 존재를 새롭게 고치는 작업이다.주님의 뜻에 맞게.
우리 각자에게는 주어진 임무와 책임이 따로 있다. 처해진 위치와 상황에 따라 해야 하는 일이 다르다는 것이다.각 각 다른 임무와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때 이 세상의 질서는 올바르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질서가 파괴되고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각자에게 맡겨진 책임과 임무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사를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물론 군인이 정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하지만 군복을 벗고 정치 공부를 하고 난 다음의 일이지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는 분명 아니다.군인의 첫째 임무는 나라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가족으로서 -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 교회에서는 신앙인으로서 - 성직자 수도자 평신자 - 사회에서는 사회인으로서의 임무가 주어지는데 이런 임무들은 내가 아니면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자기 주제를 파악하고(국어공부) 분수를 알아서(산수공부) 잘 처신해야 하는(사회공부)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대림 제 3주일을 맞는 오늘 세례자 요한은 겸손을 바탕으로 한 자기 직분에의 충실성을 강조하며 베푸는 삶을 살도록 촉구한다. " 저희들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를 귀담아 듣자. "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루카 3, 11) 나누고 베푸는 삶은 곧 주님을 닮은 삶이다.예수님께서는 나누고 베풀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사랑을 베푸시어 우리들이 사랑안에 살게 하셨고 당신 생명을 나누시어 우리가 잃어버린 영원한 생명을 살게 하셨다.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 부른다. 우리가 진정 그리스도인 이라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우리 주위를 살피면 나누고 베풀어야 하는 대상이 무척이나 많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더 가진 것은 그것을 못 가진 자들의 몫이라 할 수 있다.이제 나눔을 통하여 어쩔수 없어 내어 놓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귀히 여기시고 사랑하셔서 당신 자비로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정의를 실천하자. 지금 우리나라에 <기부 문화>를 정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나눔을 생활화 하자는 이야기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모든 것의 원 주인은 하느님이시니 헐벗고 굶주리고 목마르고 아파하고 외롭고 나그네 되시고 갇혀 계신 주님께 (마태 25,31이하) 돌려 드려야 한다. 이러한 삶을 위해서는 겸손하지 않으면 안된다.겸손이란 바로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것에서 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세례자 요한처럼 자신은 "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는 " 그런 겸손으로 뒤에 오시는 주님을 증언한 것처럼 이제 우리도 겸손을 통한 나눔과 베품으로 이 시대를 함께 살아 가는 또 다른 주님을 증언해야 한다.그래서 모두에게 다가오는 성탄은 기쁨과 행복이 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모두의 마음안에 하늘 영광이며 땅 평화이신 주님께서 탄생하시게 해야 한다. 나눔과 베품으로 마음의 구유를 만들자.
|
[묵상] 나눔과 베품으로 구유를 만들자 ( 대림 제 3 주일 )
2006. 12. 17. 오전 8:52:56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