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 깊은 나무
-강영구 루치오 신부(마산교구) -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그대에게
대설(大雪)지난 겨울 날씨가 매섭게 찹니다. 김장 걱정, 난방비 걱정을 하는 가난한 이웃들을 생각하면 따뜻한 겨울이 고맙지만,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합니다. 건강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요즘 신문을 통해서 보도되는 황우석 교수와 MBC의 PD 수첩 사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연구 성과에 도취되었던 한 과학자가 방송 매체의 보도 프로그램 하나 때문에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과 그 보도의 역풍을 맞고 뿌리째 흔들리는 굴지의 방송사 모습을 함께 보면서, 진리에 터하지 않고 인기와 박수갈채 그리고 여론몰이에 기대선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하고 위험한 일인지를 절감합니다. 인기와 여론은 장터에 편 갈라 앉아 소리치는 아이들과 같습니다. 그 소리에 정신을 빼앗겨 원칙 없이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저는 성당 앞뜰의 느티나무를 사랑합니다. 지금은 마른 잎들을 가지에 매달고 죽은 듯이 겨울을 나지만 싱싱하게 살아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비바람이 불어도 느티나무는 흔들리지 않고 늠름하게 서 있습니다. 대지(大地)에 깊이 뿌리내린 느티나무는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스승 예수님은 하느님 안에 뿌리내린 큰 나무입니다. 말씀에 귀 기울이고 하늘의 뜻(天命)에 따라서 걸어가는 예수님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인기와 여론에 연연하면 박수갈채를 받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가르침에 충실하면 흔들리지 않습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