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
-박동진 신부 -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도 있으며, 외국에서는 ‘똑같은 날개를 지닌 새들끼리 날아간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세상 안에서 어느 한 편에 설 수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한 때, 가치의 혼란을 느끼기도 하고, 어떠한 경우에는 끼리끼리 패거리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혈연, 학연, 지연 등으로 어떻게든 잘된 사람과는 고춧가루라도 묻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합니다. 프랑스에서 결사의 자유나 집회의 자유 등 세부적인 자유의 내용을 처음으로 주장했다는 라므네 신부가 죽은 지 100년이 되는 해, 그를 기리기 위해 모인 사람들 중 보수주의 정당 지도자도 그를 자신들의 당의 선구자로, 진보주의 정당 지도자 역시 그를 자신들의 당이 있게 한 선각자로 아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그러나 조그마한 잘못이나 흠집이 있기라도 하면, 언제 그와 알았냐는 듯이 가차없이 차 버립니다. 그래서 ‘가난하게 된 뒤에야 참된 친구가 누군지를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는가 봅니다. 그러하기에 어느 편에 들고, 어느 편에 속하는 것은 제각기 자유롭지만, 그 가치의 가장 큰 기준은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것도 알아야겠습니다. 누군가는 전쟁이 일어나서 서로 ‘우리 편이 이기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하자, ‘우리 편이 이기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제발 네가 좀 하느님 편이 되라’고 했다고 합니다. 세례자 요한을 제대로 못 본 사람은 예수님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편이 된 사람은 세례자 요한만이 아니라 예수님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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