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청년이 자동차를 몰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저 멀리 할머니 한 분이 길을 걷고 계셨고, 할머니는 허리가 굽고 무거운 짐까지 머리에 이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할머니를 태워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차를 세웠습니다.
“할머니, 어디까지 가세요? 태워 드릴께요.”
할머니는 고맙다며 뒷자리에 오르셨습니다. 한참을 가던 중에 청년은 차 안 거울을 통해 뒷좌석에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았는데 그 할머니는 머리 위에 짐을 내리지 않고 여전히 이고계신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청년이 물었습니다.
“할머니, 머리 위에 짐은 왜 아직 이고 계세요? 내려놓으세요.”
할머니께서 대답하셨습니다.
“태워주는 것도 미안한데 짐까지 내려놓을 수 있나.”
우스갯소리지만 이 할머니의 모습에서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운전하시는 자동차에 올라탄 사람들입니다. 자비하신 주님께서는 우리의 지친 몸을 편히 쉬도록 하십니다. 무거운 짐도 모두 내려놓으면 되는것인데 우리는 짐을 스스로 지고 가려 하고, 온갖 걱정에 짓눌려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고, 회개란 단지 죄를 뉘우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내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하느님께 내맡기고 살아가겠다는 굳은 결심입니다. 살아가면서 얻는 근심 걱정도 스스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얼마 전 물 좋고 사람 좋은 수동으로 이사 왔습니다. 서울에서만 살아온 나에게 모든 것이 낯선 동시에 참 반갑습니다. 아침에 우는 새소리도 반갑고, 하늘을 하얗게 수놓은 별도 반갑습니다. 그 중 가장 반가운 것은 온 산을 덮은 잣나무 숲입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잣나무들은 누구 하나 저 나무들에 물도 주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지만, 하늘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있기에 튼튼하게 서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나무를 사랑하시는 것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십니다.
회개는 하늘을 향해 모든 것을 맡기고 서있는 나무들처럼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입니다. 30%만 60%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100%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 자동차에 공짜로 태우시고 이제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을 내려놓기를 바라십니다.
대림절은 회개의 시기입니다. 회개는 하느님을 향한 삶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 근심걱정까지도 주님께 내려놓고 쉬는 은총과 평화의 시기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