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

2009. 5. 5. 오후 12:52:27

글자

 
내가 이곳의 새 주교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산책을 권한 의사의 지시도 따를 겸, 나는
새 임지를 둘러 보기로 했다. 길을 가다 보니 영세한 상점이 눈에 띄었고 나라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마 그 가게 주인도 곤란을 겪고 있으리라고 짐작되었다. 며칠 뒤 아름다움 자체이신 하느님께 어울리도록
주교관을 정리하다가 주위 가구와 어울리지 않는 청동 촛대들을 발견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산책할 때 보았던 작은 상점이 떠올랐다. 나는 비서에게 촛대를 포장하고 카드를 준비해서 그에게 보내도록 지시했다.
 
카드에는 이렇게 적었다. "작은 선물입니다. 팔 수 있는 물건이라면 팔아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써 주십시오.
하지만 당신에게 필요하다면 가지셔도 됩니다." 그날 오후에 그 가게주인이 주교를 만나러 왔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오늘은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주교님의 비서가 저를 찾아왔지요. 저는 누군가 아직도 저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나쁜 생각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주교님!"
 
                                                                                                                                                               -- 옮긴 글--
 
 
 
오월이 되니 일상의 일 뿐 아니라, 여러가지 행사도 많고 모임도 많고... 우리가 이런 모든 것들에 함께 할 수 있음은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요. 하지만 오늘 주교님의 '작은 관심'에 잠시 저의 삶을 돌아봅니다.
바쁘다는(무관심) 이유로 소식을 전하지 못한 가까운 친구들, 친척,친지,은인들,특히 하느님의 섭리로 함께 나누었던 이웃들, 이들을 생각하며 기도 안에서 혹은  안부 전화 한 통이라도 전하는 오월이 되기를 나직히 희망하여 봅니다.
 
 
 
어떤 마을에서 태양이 좀 더 일찍 떠오를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태양이 다른 마을을 잊고 지나가는 일은 결코
없다. 태양이 그러하듯이 하느님도, 그리고 행복도 마찬가지다.하느님은 어떤 마을도 그냥 지나쳐 가시지  않는다.
물론 나와 나의 영혼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신다. 하느님은 나의 영혼을 비추시고 다른 영혼들도 똑같이 비추신다.
 
                                                                                                                                                             -- 안셀름 그륀 --
 

댓글 1

  • 2009년 5월 7일 오후 12:16

    작은 관심이 곧 사랑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가져주면 순간 행복함도 따르지요. 우리 주위에도 무관심으로 외로워하는 사람이 있지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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