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중풍 병자의 믿음이 아니라, 그를 데려온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를 고쳐 주십니다.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사제가 로마 시내에서 어느 한 거지를 만났습니다. 알고 보니 그 거지는 자신과 같은 날 사제가 된 신학교 동료였는데, 그가 성소를 잃어버렸던 것입니다. 사제가 다음 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알현하게 되었을 때, 친구 거지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교황은 그 거지와 함께 저녁 식사에 초대하였습니다. 저녁 식사 끝에 교황은 거지와 둘만 있게 해 달라고 하였고, 둘만 남게 되자 교황은 그에게 자신의 고해성사를 청하였습니다. 거지는 환속한 자신은 더 이상 사제가 아니라고 말하자, 교황이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로마의 주교입니다. 이제 잃어버린 당신의 사제 권한을 수여합니다.”
그는 교황에게 고해성사를 주었고, 이어 그 거지 사제 역시 교황에게 고해성사를 청하게 됩니다. 진정으로 회개한 것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에게 그가 구걸했던 거리에서 걸인들을 돌보는 일을 맡겼습니다.
이 사제가 죄를 용서받기까지 스스로 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동료 사제와 교황의 도움만이 있었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주위의 선한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시어 그가 회개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서 중풍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갔던 네 사람의 정성스러운 믿음으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다름없던 그가 온전하게 되살아난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 자신이 잘나서 용서받고 의인처럼 살 수 있었던 것만은 아닙니다. 누군가 우리를 위해 부단한 기도와 노력을 했던 것입니다. |